전남도, 누리집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자원봉사 및 후원물품 문의처 안내' 팝업창 게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진 유가족의 아픔을 공유하고 덜어주기 위해 청각 장애인 부부<사진>, 그림책 작가 등 자원봉사자 5500여명이 다양한 방식의 나눔 활동을 펼친 것으로 파악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전남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진 유가족의 아픔을 공유하고 덜어주기 위해 청각 장애인 부부, 그림책 작가 등 자원봉사자 5500여명이 다양한 방식의 나눔 활동을 펼친 것으로 파악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6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까지 사고 현장 수습 지원, 유가족 지원, 교통 안내, '사랑의 밥차' 운영을 통한 식사와 물품 지원, 재난 심리 등 자원봉사 활동에 5509명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목포시에 거주하는 한 청각 장애인 부부는 사고 당일부터 매일같이 커피·유자차·생강차 300인분을 준비해 무안공항 현장에서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이들은 메뉴판 옆에 '저희는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손짓으로 말씀해 주세요'라고 주문 요령을 적어 놓아 찾는 이들에게 더욱 큰 힘을 주고 있다.
'그림책으로 배우는 삶과 죽음'이라는 책의 저자로, 경기도 수원에서 30년 동안 그림책으로 죽음에 대한 교육을 해온 임경희 작가는 작가협회 '그·데·함(그림책+데스+함께돌보는 운동)' 회원들과 함께 손수건 600장에 편지를 적어 유가족에게 나눠주면서 아픈 사연을 나눴다. 임 작가는 "뉴스를 통해 제주공항 참사를 접하고, 공동체 일원이 TV를 보며 슬퍼하다 참사에 대한 기억이 잊히는 현실이 안타까워 봉사 현장을 찾았다"라고 전했다.
미국 시애틀에서 20년 이상 거주하고 있다는 한 40대 남성은 "과거 미군 경력과 경비행기 교관으로서 경험을 떠올리며 안타까운 마음에 고국으로 날아왔다"면서 지난 1일 아내와 함께 무안공항에서 후원물품 이송과 물품 배부, 환경정화 등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그는 자원봉사센터 측에서 연락처를 물었지만, 조용히 봉사하고 가고 싶다며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
이 밖에 제주 서귀포의 한 영농조합법인에선 감귤 156박스를 후원하고, 광명의 한 베이커리에선 냉동빵 79박스를 선뜻 보내왔으며, 서울시한의사회와 서울시청에선 한의약품 1만2000명분을, 서울 광진구의 한 시민은 쌀빵과 블루베리잼 200개를 후원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유가족 지원을 위한 물품들이 답지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불의의 사고로 큰 슬픔에 빠진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힘든 시기를 견디게 해준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보면서 봉사활동이 단순한 선행을 넘어 사회의 중요한 가치임을 새삼 느꼈다"면서 "유가족들의 상처가 깊고 큰 만큼 전남도 차원에서도 향후 트라우마 상담 연계 등 세심하게 지원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지난해 12월 29일 참사 발생 즉시 물품 후원이나 자원봉사 참여를 바라는 국민을 위해 도청 누리집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자원봉사 및 후원물품 문의처 안내' 팝업창을 게시해 자원봉사를 안내하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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