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에도 전월 대비 증가
금융기관 예수금 늘어 상승 전환
지난해 12월 외환보유액이 전월 대비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넘어서는 등 일부 외환보유액이 환율 방어 용도로 쓰인 가운데 나온 결과다.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기 위해 금융기관의 연말 달러 예수금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다만, 연말 기준으로는 2019년 말 이후 5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외환보유액이 축소됐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56억달러(약 611조7632억원)로, 같은 해 11월 말(4153억9000만달러)보다 2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달러화 강세(가치 상승)에 따른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의 외환보유액 축소 요인에도 분기 말 효과로 금융기관의 외화 예수금이 늘고, 외환보유액 운용수익도 더해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화는 지난달 중 약 2.0%(미국 달러화 지수 기준) 평가 절상됐다. 이에 달러로 환산한 유로·엔 등 기타 통화 외화자산 금액은 반대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울러 환율 상승 방어를 위해 외환 당국이 외환보유액의 달러를 시중에 풀어도 외환보유액은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연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고려해 보유 달러를 한은 계좌에 넣으면서 전체 외환보유액은 소폭 늘었다. 한은에 예치한 외화 예수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금융기관 입장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에 더해 한은 외자운용원이 외환보유액 운용을 통해 얻은 이익도 12월 외환보유액에 더해졌다.
지난해 전체로는 외환보유액이 2023년 말(4201억5000만달러)과 비교해 45억5000만달러 줄었다.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지만 감소 폭은 2022년(-399억6000만달러)보다 작았다. 연도별 12월말 외환보유액만 보면 지난해는 2019년(4088억20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었다.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구성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666억7000만달러)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147억1000만달러)이 각각 57억2000만달러, 1억8000만달러 줄었다. 예치금(252억2000만달러)은 60억9000만달러 늘었다.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는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