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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 투입 북한군, 전장서도 “혁명 임무” 세뇌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우크라 전장에 투입된 북한군 일기 공개
-전사한 북한 군인이 쓴 내용, 지난달 24일과 26일 공개 이후 세번째
-반제계급전선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싸움 준비·과업은 전쟁 대처라 세뇌
-명령 받으면 즉각 행동하고 싸워야...전장서도 철저한 사상 교육 이어가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용병 투입 북한군, 전장서도 “혁명 임무” 세뇌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공개한 사망한 북한 군인 정경홍의 신분증. 춮처=우크라이나 특수부대 특수작전군(SSO)·자유아시아방송(RFA) 홒피 캡처

우크라이나 전장에 용병으로 투입된 북한군의 행적이 담긴 일기를 우크라이나 특수부대(SSO)가 새로 공개했다. 여기엔 북한 병사들이 사상교육을 받고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는 SSO가 중간 부분은 ‘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며 일기 내용을 전했다. 다만 RFA는 해당 일기의 진위 여부에 대해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기에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전선은 반제계급전선이며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싸움 준비. 우리 무장력에 있어서 제일 중요하고 사활적인 과업은 전쟁, 전쟁에 대처한 준비입니다. 이것이 바로 혁명무력본연의 사명이고 임무입니다. (전쟁준비 완성에 총력을) 이것이 바로 혁명의 사명이고 요구. 현정세의 요구이며 우리 무력의 각급이 높이 들고나가야 할 전투적구호입니다. 명령을 받으면 즉각 행동하고 싸울 줄 아는 대대, 그 어떤 임무를 주어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만능대대를 준비시키는 것. 이것이 우리 무력의 모든 대대들이 반드시 도달하여야 할 목표이고, 이번대회의 정신입니다”라고 기술돼 있다.

해당 내용은 지난해 11월 14일부터 15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제4차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대회’에서 북한 김정은이 했던 연설 내용 중 일부와 일치하며 연설 전문은 같은달 18일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에 실린 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공개된 일기는 쿠르스크에서 전사한 한 북한 군 ‘정경홍’이 쓴 내용으로 지난해 12월 24일과 26일 공개한 이후 세 번째 공개된 내용이다.

이같은 정황으로 미루어 북한 당국은 전장에서도 파병된 군인들에게 철저한 사상 교육을 이어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2000년대 인민군 제4군단 포병 정찰대대와 총참모부 직속 15호 격술연구소에서 근무했던 탈북민 이현승 씨는 북한 내부와 해외에 있는 모든 북한 주민들은 누구나 빠짐없이 이같은 정신교육 즉, 북한식으로 생활총화와 사상강연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세뇌 교육에도 불구하고, 파병된 북한 군인들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사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투입된 북한군은 러시아군과 함께 대규모 공격을 시도하고 있으나,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지난 3일 “쿠르스크에 투입된 북한군 병력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전투에 참여한 군인들을 포함, 북한군의 과음 또는 만취 사례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중순 한 주 동안 약 1000명의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평가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숫자가 3000명 이상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용병 투입 북한군, 전장서도 “혁명 임무” 세뇌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텔레그램에 공개한 북한 군인의 일기. 춮처=우크라이나 특수부대 특수작전군(SSO)·자유아시아방송(RFA) 홒피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