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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조주완 "불확실성 '상수(常數)'화…플레이북 만들어 대응" [CES 2025]

전기차 캐즘에 따른 피해 일부분 현실화
이파워트레인 부문 투자 조정 및 운영효율화도

LG전자 조주완 "불확실성 '상수(常數)'화…플레이북 만들어 대응" [CES 2025]
조주완 LG전자 사장(CEO)이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라스베이거스(미국)=임수빈 기자] "38년째 LG전자에 몸 담고 있지만, 올해는 그간 겪은 어느 해보다도 앞이 잘 안 보인다. 어렵다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한 해가 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조주완 LG전자 사장(CEO)은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은 이제는 '상수(常數)'가 됐고, 그게 정상(노멀)인 시대가 된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LG전자가 꼽은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는 트럼프 2.0기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따르고 있다.

이삼수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은 "지난 3개월 정도 전사에서 관련 부서가 다 모여서 대응 시나리오 리뷰해봤다"며 "어떤 임팩트 있을지, 기회나 위협은 어떤 게 있을지 파악했고 지금은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최적의 대응책을 찾는 ‘플레이북(Playbook)을 만들어 놨다"고 말했다.

이어 이 CSO는 "기회보단 위협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통상 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꽤 있을 것이고, 일렉트리피케이션(전기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체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LG전자는 전장(VS) 사업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꼽고 힘을 주고 있는데, 트럼프 2.0기 정책 등으로 인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업계 진단이 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전체 VS 사업은 크게 인포테인먼트, 이파워트레인, 램프로 나뉘는데 전기차에만 들어가는 건 이파워트레인이다. 나머지 부문은 내연기관에도 들어가고 있다"면서도 "이파워트레인 부분은 캐즘의 영향을 받아 어쩔 수 없이 2~3년은 주춤할 것 같고, 투자 조정 및 운영효율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4·4분기 증권가 전망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우려를 샀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물류비 증가 등으로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된 영업이익 추정치(3970억원)를 크게 밑도는 14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조 사장은 "좋은 숫자를 못 보여드려 죄송하다"면서도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최고치를 계속 경신했는데 '상고하저'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 업체들이 트럼프 재당선을 예상하고 미리 물건을 많이 해외로 실어나가면서 선박 부킹(예약)을 다 잡아버렸고, 선박이 모자라니 비용이 올랐다"며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하반기 TV 수요가 많이 빠진 부분도 크다"고 덧붙였다.

실적 개선을 위해 조 사장은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장과 지역별 밸런스 확보를 통해 평탄화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