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달러가 1470원에 거래되고 있는 모습. 2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아시아의 중앙은행들이 미국 달러 강세로 도전을 받고 있다.
8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미국 달러 가치가 급격히 오르면서 한국과 일본, 인도, 중국 등의 화폐가 최근 수년중 가장 평가절하를 맞으면서 경제 정책 계획 이행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10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5.0원 오른 1460.0원에 거래됐다.
트럼프 당선 후 미국 달러 가치는 5.39% 상승했다.
트럼프는 선거 공약으로 세금감면과 관세 부과를 내놨다.
경제전문가들은 이것이 미국의 물가상승(인플레이션)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달러 가치 상승에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경쟁력이 커질 수 있으나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이 유입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자국 화폐 평가 절하에 대한 투기도 막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날 공개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2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연준 관리들은 인플레와 트럼프의 정책을 우려하면서 불확실성으로 인해 앞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 같은 연준의 전망에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 간 국채 수익률 격차도 더 벌어졌으며 아시아 화폐들의 가치를 추가로 끌어내림에 따라 중앙은행들의 개입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타이거 브로커스의 시장 전략가 제임스 우이는 미국 달러 강세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수입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에 직면하고 개입할 경우 보유 외환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높은 물가와 화폐 가치 하락에 고전하는 국가들이 금리를 낮춰 경제를 살리려 한다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닝스타의 아시아 주식 연구 이사 로레인 탄은 미 달러 강세로 중국 인민은행(PBOC)이 자본 유출을 감수하면서 금리를 내리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씨티웰스의 아시아·평양 투자 전략 이사 켄 펑은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보다 장기국채를 발행해야 한다며 PBOC가 아닌 재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CNBC는 일본은행의 목표가 어쩌면 달러 강세일지 모른다며 디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을 장기간 겪으며 고전한 일본이 최근 32개월 연속 물가상승률 2% 이상을 이어온 것을 감안하면 물가와 임금이 불편한 수준으로 상승하는 것을 막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이때 인도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경우 루피 가치가 추가로 떨어지겠으나 인도중앙은행은 자본 유출과 함께 막을 태세가 돼있다.
씨티웰스는 올해 전망 보고서에서 외환보유고가 높은 것이 루피를 안정시킬 것이라며 홍콩 달러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안정된 화폐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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