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0~20% 보편관세 부과·첨단산업 지원 축소 우려↑
반도체, 관세 부과시 원가 경쟁력 하락 및 수출 감소
자동차 직접 타격 우려…10% 관세에 수출액 13.6%↓
정부, 주력 산업 경쟁력 강화 및 민관협력 외교 강화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2024년 11월1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1.06.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신행정부가 고율 관세 부과를 통한 보호무역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미국 제조업을 복원한다는 명목 아래 자동차, 철강 등에서 관세 장벽을 높일 수 있는 만큼 글로벌 통상 환경도 격변할 조짐이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당장 반도체와 자동차, 이차전지 등 주력 수출 품목에서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고 대(對)중국 제재 강화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해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대미 경제외교를 추진하고, 수출 비상상황을 타개할 대책을 마련하는 등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이와 함께 무역위원회를 전면적으로 확대·개편하고 무역협회, 주요 업종별 협단체의 통상법무 지원 기능을 재정비해 교역 상대국의 부당한 수입 규제나 국내 수입시장 교란에 우리 기업이 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1.08. amin2@newsis.com ◆美 신정부, 무역수지 개선에 10~20% 보편관세 부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첫날 이민·국경 대책을 비롯해 관세, 에너지 등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책 20여개를 대상으로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문은 보편관세 부과다. 트럼프 신행정부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으로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율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미국 입장에서 8번째로 무역 적자가 큰 국가인 만큼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또 2018년 무역적자를 이유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요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한미 FTA 개정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도체지원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보조금 축소 우려도 적지 않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 구축된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New Research & Development - K'(NRD-K) 전경.(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 ◆반도체, 관세 부과시 원가 경쟁력 하락 및 수출 감소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인 반도체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미국 반도체 법안 수정 및 폐기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 내에서도 반도체 동맹 필요성이 지속되고 있어 당장의 혜택 축소와 취소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반도체는 지난해 103억 달러의 대미 수출액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23% 증가한 수치로 전체 대미수출액 1278억 달러 대비로는 8.06%를 차지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메모리, 시스템,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원가 경쟁력이 높았는데 미국·일본·유럽 등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경쟁국이 늘어난 상황에서 관세 부과로 원가 경쟁력이 낮아지면 수출액 감소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반도체 수출 규모는 미국의 보편관세 부과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산업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보편관세 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전년대비 4.7%에서 8.3% 수준의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종=뉴시스] 수출용 자동차가 부두에 주차돼 있는 평택항의 모습.(사진=산업부 제공) 2024.05.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자동차 직접 타격 우려…10% 관세에 수출액 13.6%↓
지난해 대미 수출 342억 달러를 기록한 자동차 부문은 직접적인 타격이 유력하다. 보편관세 부과로 미국 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고 이에 따른 수출 감소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의 제조공장이 멕시코, 캐나다에 위치하고 있는 점도 우리에겐 불리한 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 날 미국의 3대 교역국인 멕시코·캐나다에 100% 이상 고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어서다.
코트라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미국 수출용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은 몬테레이 공장을 운영하는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100여개 사에 달해 관세 부과에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연구원은 자동차의 경우 10% 보편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감소가 7.7% 가량 나타날 수 있고 제조 공장이 위치한 멕시코·캐나다에 25%, 한국에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13.6%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2일 오후 신년을 맞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 터미널을 찾아 수출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2025.01.02. amin2@newsis.com ◆정부,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민관협력 경제외교 집중
정부가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해 그동안 우리 경제·수출을 이끌던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한 대미 경제외교 등을 추진한다.
먼저 미국의 관세·비관세 조치 구체화 가능성, 바이든 정부 보조금의 변경·폐기 우려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 전방위적인 아웃리치(지원활동)를 강화하는 등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먼저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용인클러스터 1호 팹 착공을 올해 1분기에 실시하는 등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 둔화(캐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친환경차-이차전지 경쟁력 강화방안'을 1월 중 발표하고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통합기술로드맵을 상반기 중에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미국무역대표부(USTR) 회의실에서 캐서린 타이 USTR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1.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무역위 확대 개편하고 252조 무역보험 지원책 본격화
산업부는 미국 시장의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 미국 뿐 만 아니라 제 3국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고 이에 따른 분쟁이 다수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무역위원회를 확대·개편한다는 방침이다.
무역위는 덤핑 조사기법 고도화, 우회덤핑 방지제도 본격 시행 등을 통해 무역 구제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무역협회, 업종별 협단체의 통상법무 지원 기능도 대폭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수출 우상향 모멘텀 유지를 위해 252조원 무역보험을 지원한다.
세부적으로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단기수출보험료 50% 할인을 연장하고 제작자금 대출 등을 위한 수출신용보증도 기존 4조5000억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한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응해 원자재 등 수입자금 대출보증도 기존 2조8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고 개별기업의 보증한도도 최대 150%로 상향할 계획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발표되는 정책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변화하는 대외 환경에서도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와 미국 내 기업활동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미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2019.09.03. ppkjm@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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