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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받고 알짜혜택 단종…불황에 허리띠 조이는 카드사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카드사들이 비용 축소하는 등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희망퇴직으로 인건비를 줄이거나 무이자 할부 기간 축소 등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는 소비 위축, 수익 악화라는 '이중고' 속에 연초부터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 6일부터 1969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에도 직원 10여명이 희망퇴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 1968~1974년생을 대상으로 총 62명에게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KB국민카드도 최근 3년여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우리카드는 희망퇴직을 검토 중이다. 표면적으로 희망퇴직의 이유는 '인력구조 개선'을 통한 생산성 제고지만 현실적으로는 비용 절감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설명이다.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축소와 함께 알짜카드도 대거 단종했다. 전업 카드사 가운데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곳은 전무하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연말을 맞아 △우리·BC카드 6개월 △신한·삼성카드 5개월 등 업종에 따라 최고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었다.

신한카드는 면세점, 백화점, 온라인 등 주요 가맹점의 무이자 할부를 최대 5개월에서 3개월로 축소했고, 우리카드와 BC카드는 최대 4개월로 줄였다.

카드사들의 이 같은 비용 축소 노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 조달금리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는 3%대에서 내리지 않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경기가 침체됐던 지난 2022년께는 여전채 조달금리가 1~2%였다.

여기에 다음달부터 연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 305만 곳에 대한 카드수수료율이 낮아진다. 2012년 이후 다섯 번째 인하다.


경기 부진 등으로 대출(카드론)이 늘어날 수 있지만 연체율 상승이 동반될 경우 카드사 입장에서는 카드론 증가가 오히려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는 위축됐고, 금리인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조달비용이 줄지 않고 있다"며 "비용을 쥐어짜는 방식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익 구조의 다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