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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가 클럽에서 마약 버젓이 [김동규의 마약이야기]

20~30대 태국인 5명 현행범 체포

클럽에서 마약류가 유통되는 것을 의미하는 이른바 '클럽 마약'이 급증하고 있다. 마약류를 접하고 유통하는 범죄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9일 마약류관리법 등을 위반한 불법체류자 태국인 5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전 5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인근의 한 클럽에서 마약류인 케타민을 단체로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5명의 연령대는 20~3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클럽에서 마약류를 공유할 정도로 '클럽 마약'이 만연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25)에게 지난 9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1월 4월 필리핀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시가 4951만원 상당의 필로폰 495.1g을 밀반입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서울 삼성동의 한 지하 주택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20대 남성을 지난해 10월 말 입건했다.

'클럽 마약'이 만연해지는 것은 통계에서도 발견된다. 경찰이 지난해 9~10월 실시한 '유흥가 일대 마약류 특별단속'(특별단속) 결과를 보면 특별단속 기간에 붙잡은 마약류 사범은 184명이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 단속한 인원인 94명과 견줘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신종마약류의 압수량이 늘었다. 특별단속기간에 압수한 케타민은 9592.8g으로 전년 동기의 1696.6g 대비 6배로 증가했다. 엑스터시(MDMA)의 압수량은 944.2g으로 전년 동기의 437.9g과 견줘 2배가 됐다.


'클럽 마약'이 증가한 배경에는 마약류가 클럽의 이용층인 20~30세대에 확산돼있는 데 있다. 일부 20~30대의 경우 마약류를 '흥을 돋우기 위한 물건' 정도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 B씨는 "젊은 친구들이 마약류에 대한 위험성을 알지 못한 채 마약류를 그저 '더 잘 놀기 위한' 물건 정도로 취급한다"며 "마약류가 클럽으로 유통되다 보니 지역적으로 존재하던 마약류 유통망이 과거와 달리 전국적으로 통합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