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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질서 대격변'…한국경제 돌파구는?[트럼프노믹스 시즌2③]

"무역 흑자 규모 큰 한국 자동차 산업 건드릴수도" "미중에 편중되지 않도록 수출 구조 개편할 필요" "환율 상승 무조건 큰일 아냐…타국 통화도 약세"

'글로벌 경제 질서 대격변'…한국경제 돌파구는?[트럼프노믹스 시즌2③]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8일(현지시각) 미 의회 의사당을 방문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공화당 상원 의원들과 자신의 주요 대선 공약 실현을 위한 입법 전략을 논의했다. 2025.01.09.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경제에는 격변이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6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이렇게 모든 국가에 대해 높은 무역 장벽을 쌓을 경우 글로벌 통상 질서가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 온 '자유주의 국제질서'도 퇴조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세계의 경찰' 역할에서 손을 떼고 오로지 미국을 위한 외교를 추구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혔다.

최근에는 캐나다와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에도 눈독을 들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질주를 예고했다. 이제 미국은 동맹국이나 우방국도 철저히 거래의 관점에서 관계를 재정립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에게 무역 흑자를 거두고 있으면서 안보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나타날 국제 질서 변화에 가장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돼 대미 정상 외교를 통한 선제적 대응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취임 전부터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달러 강세를 유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바라보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글로벌 통상 질서와 공급망, 금융 시장 등 경제 영역 전반에 걸쳐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글로벌 경제 질서 대격변'…한국경제 돌파구는?[트럼프노믹스 시즌2③]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93억 달러로,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8일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1.08. yulnetphoto@newsis.com

◆"보호무역 기조, 거스르기 힘들다…대응 논리 준비해야"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향후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통상 질서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구상 팀장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자유무역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결국은 트럼프 행정부 때 사용했던 보호무역주의적 조치들을 계속 유지하면서 훨씬 강화된 수단을 사용했다"며 "미중 경쟁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에도 계속 심화될 것이기 때문에 다시 예전의 자유무역으로 돌아가기에는 어려운 환경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통상 압박과 관련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의 경험에 비춰봐도 동맹보다는 거래적인 관점, 양자주의적 관점에서 미국을 상대로 무역수지 흑자를 보고 있는 국가를 상대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려고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중국, EU, 멕시코와 같은 국가들이 가장 우선순위에 있고, 한국, 일본, 베트남, 대만 등은 그 다음 순위 정도가 될 것"이라며 "우리 같은 경우는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많이 보는 자동차에서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 초기 상당히 강한 관세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강 팀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관세를) 선별적으로 부과한다고 하면 협상력이 약해진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보편관세는 일괄적으로 부과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상대국과 협상 과정에서 조정할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응 방안과 관련해서는 "환율이 많이 올라 미국에서 수입하는게 조금 줄어들면서 무역 흑자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우리가 대미 투자를 많이 했고, 앞으로 미국에 수출하는 부분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흑자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대응 논리로 내세워 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한국과의 조선 분야 협력에 대해 언급했다"며 "2기 행정부에서 에너지 생산을 많이 한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한국은 LNG선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우리가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내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제 질서 대격변'…한국경제 돌파구는?[트럼프노믹스 시즌2③]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대전(SEDEX 2024)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4.10.23. jini@newsis.com

◆"글로벌 밸류체인 붕괴될수도…주력산업 기술격차 더 벌려야"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한국경제사회연구원 경제연구실장)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과 관련해 "세계 경제 질서의 재편"며 "앞으로 4년 동안에 경제 질서와 외교·안보 질서 모두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이념이 맞는 국가끼리만 거래를 하자는 식이었다가 이제는 이념이 안 맞아도 유리하면 거래하고, 이념이 맞아도 거래할 만한 국가가 아니면 거래가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 간의 밸류체인을 강조했다. 블록 내에서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아예 밸류체인 자체를 붕괴시키고 미국 내에서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우리 주력 산업 타격과 관련해 "기술 경쟁력이나 시장 지위 등의 관점에서 얼마나 우위가 있느냐가 결정지을 것"이라며 "우리 조선업은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협력하자고 한다. 더욱 더 기술적 격차를 벌려 나가서 미국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협업 및 파트너십을 원하게 만드는 방법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다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미국과 중국에 편중되지 않도록 수출 구조 개편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트럼프 2기 시대에 우리가 해나가야할 구조개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글로벌 경제 질서 대격변'…한국경제 돌파구는?[트럼프노믹스 시즌2③]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4년 12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고는 4156억 달러로 전월말(4153억9000만 달러)보다 2억1000만 달러 늘었다. 지난해 10월 42억8000만 달러 감소 이후 석 달 만에 상승했다. 2025.01.06. 20hwan@newsis.com

◆"다른 나라들은 달러 강세 받아들이는 모습…금리 인하 열어놔야"

최근 환율이 크게 상승해 공포감이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관세 전쟁'과 고성장, 물가 상승에 대한 전망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환율 자체보다는 우리 내수 상황, 수출 경쟁력 등을 고려해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슈로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달러가 강해졌다"며 "원화뿐만 아니라 엔화나 유로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 단장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세 정책을 세게 쓰겠다고 하니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달러 강세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서 금리 인하를 통해 관세 정책 이후 수출 충격 등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저성장에 미리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럴 때는 달러가 강해진 만큼 원화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변동성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환율이 어느 정도 높은 수준이더라도 국내 내수 경기가 크게 흔들리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좀 높여놓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1485원까지 올라갔다가 지금은 조금 눌려 있다"며 "이제는 원화가 약해진다고 해서 무조건 큰일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다른 나라와의 균형도 같이 보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질서 대격변'…한국경제 돌파구는?[트럼프노믹스 시즌2③]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 대통령 권한대행, 김병환 금융위원장.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01.10. chocrystal@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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