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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시장서 활로 찾는다"… 작년 일본 내 신규 한국법인 2년 연속 200곳 상회 [일본서 기회 찾는 한국 스타트업(1)]

日, 세금 혜택·컨설팅 지원 약속
아시아 '스타트업 허브'로 부상
작년 자금조달액 34억弗로 급증
韓, 법인설립·M&A·투자로 진출

"日시장서 활로 찾는다"… 작년 일본 내 신규 한국법인 2년 연속 200곳 상회 [일본서 기회 찾는 한국 스타트업(1)]

일본이 아시아 스타트업들의 '생태계 허브'로 떠오르는 가운데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라인 사태'에도 일본 정부가 대규모 세금혜택과 컨설팅 등을 내세우며 스타트업 모시기에 나서자 일본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한국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13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신규 한국법인 수는 231개를 기록했다.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200개를 넘었다.

일본 내 신규 한국법인 수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117개, 2021년 109개까지 감소한 바 있다. 2022년 158개로 반등한 뒤 2023년 269개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비대면 진료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닥터나우는 지난해 2월 일본법인을 설립하면서 일본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닥터나우 재팬은 같은 해 7월부터 야마토운수 등 현지 택배회사들과 함께 약배송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음식배달 플랫폼 우버이츠와 함께 30분 내 처방약을 배송할 수 있는 서비스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일본 현지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곳도 증가하고 있다.

인적관리(HR) 테크기업 원티드랩은 지난해 일본의 IT 커리어 매칭 스타트업 라프라스에 투자했다. 이후 라프라스의 현지 채용 데이터에 인공지능(AI) 매칭 채용서비스 '원티드'의 핵심 기술을 결합해 AI 이력서 코칭, 면접코칭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국 스타트업이 일본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가 비슷해 다른 국가 대비 단시간에 서비스를 현지화할 수 있는 데다 일본 정부가 해외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다.

앞서 일본 정부는 혁신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 2022년 '스타트업 창출의 원년'을 선언하고, 막대한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그해 11월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2027년까지 약 9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100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육성을 목표로 삼았다.

해당 정책은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진행되고 있으며, 일본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에도 문을 열어둬 한국 스타트업에는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 도쿄도가 진행한 '해외 기업 유치 프로그램'에 한국 스타트업 7곳(한국계 1곳 포함)이 선정되기도 했다.

일본의 벤처 투자규모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가 이달 9일 발간한 '2024년 벤처 현황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 한파에도 지난해 일본의 자금조달액은 전년보다 2억달러 늘어난 34억달러(약 5조143억원)로 나타났다. 딜 건수도 23건이 늘어 1429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서 자금조달액과 딜 건수가 모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아시아 전체 자금조달액은 전년보다 54억달러 감소한 418억달러(약 61조6466억원), 딜 건수는 1491건 줄어든 8103건에 그쳤다.


일본 정부의 과감한 지원 덕분에 AI 불모지였던 일본에서는 지난해 AI 유니콘기업이 탄생했다. 도쿄에서 설립된 사카나AI가 설립 1년 만에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4668억원)를 인정받았다.

글로벌 창업생태계 평가기관 스타트업 지놈은 최근 보고서에서 도쿄, 요코하마 등 일본 주요 도시를 언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생태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