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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하나로 황칠나무숲 온듯 "마음 안정효과"

전남산림연구원 ‘골든트리’ 개발
진정작용 성분 ‘천연 항우울제’

향수 하나로 황칠나무숲 온듯 "마음 안정효과"
전남도산림연구원이 황칠나무의 칠액을 활용해 만든 신경 안정 및 진정 효과가 있는 편안한 느낌의 향수 전남산림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 전남도산림연구원이 지역 비교우위 난대수종인 황칠나무 칠액을 활용해 신경 안정과 진정 효과가 있는 향수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황칠나무는 완도, 해남 등 전남 남부지역에서 자라는 난대수종으로, 높이 15m까지 자라는 상록교목이다. 어린잎이 3~5갈래로 갈라지고 7~8월에는 성목 수피에 상처가 나면 노란색 수액이 나오는데, 이를 황칠액이라고 한다. 이 수액은 과거 왕관 등에 황금색 칠을 하는 전통 공예용으로 쓰였으며 조선시대 조공품이었다.

연구원은 그동안 황칠나무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뇌파 실험으로 황칠 향기가 알파(α)파를 증가시키는 등 생리적 진정 효과가 있음을 검증했다. 또 기분상태설문(POMS)으로 우울, 분노, 적대감, 피로 감소 등 심리적 안정 효과를 확인했다. 이 결과는 2010년 제23차 세계산림과학대회(IUFRO)에서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황칠나무의 향기 성분을 분석해 진정 작용과 중추신경계 안정에 효과적인 성분을 찾아냈다. 천연 항우울제로서 신경 안정과 숙면을 유도하는 캐리오필렌과 두통·신경장애·불안·히스테리 등 치료에 쓰이는 감마-뮤롤린을 확인했다. 이 밖에도 대표적 진정 성분인 알파-핀넨 등 다양한 성분을 분석했다.

황칠액의 안정·진정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연구원은 이를 활용한 향수를 개발했다. '황금색 칠이 나오는 나무'라는 뜻의 '골든트리'로 제품명을 정했다. 앞으로 황칠액을 포함한 황칠 향수 개발 기술 특허를 출원하고 관련 업체에 기술이전해 제품화할 계획이다.


정보미 전남도산림연구원 복지환경연구팀장은 "국내 바이오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극복하고 지구온난화에 따른 난대림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난대수종 연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남의 비교우위 산림수종 향료 소재 개발 등 고부가가치 연구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원은 지난해 '생달나무 정유를 포함하는 향료조성물 개발 기술'을 지역 향장업체에 이전해 디퓨저 제품을 출시했다. 올해는 지역 향장업계와 함께 세럼 등 화장품 개발을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hwangta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