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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채 여전히 부담' 롯데케미칼, 1월에만 1500억원 규모 CP 발행...[fn마켓워치]

"등급상향 검토 등록은 커버넌트 회사채에만 국한"
"신규 발행 회사채, 등급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일 것"

[파이낸셜뉴스]롯데케미칼이 올해 들어 기업어음(CP)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에만 1500억원어치의 CP를 발행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13일 1년 만기 CP 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지난 2일 CP 3개월물 1000억원어치를 발행한 지 약 열흘만의 추가 발행이다. 이번 발행은 1월 중 만기를 맞는 CP 2000억원어치를 차환하기 위한 목적이다.

공모채 시장이 여전히 부담스러운 롯데케미칼로선 단기금융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최근 신용평가사가 롯데케미칼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상향검토대상에 올린 것은 기존 커버넌트(재무약정)가 걸린 회사채에 한정됐다. 따라서 새롭게 발행하는 회사채의 신용등급(AA)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요예측에서 회사채 흥행 가능성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CP는 통상 1년 미만으로 발행하는 단기채다. 만기가 1년 이상이면 투자위험 내용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회사채처럼 수요예측을 진행할 필요가 없어 투자위험 등을 고지할 부담은 줄어든다. 그렇다 보니 당분간 롯데케미칼이 CP 발행으로 차환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화학산업의 업황 부진은 계속되는 상황으로 공모채 발행 시 수요예측에서 투심을 잡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업황 부진 장기화로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투자자금 소요로 재무부담이 확대되는 못브이다.

오윤재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현금창출력 약세, 연 4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이자부담, 자산 매각 지연 및 시황 부진에 따른 가치 하락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차입 부담이 큰 폭으로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1월 회사채 일부에 기한이익상실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고했다. 사채관리계약 특약 제2-3조 상 회사는 3개년 누적 이자비용 대비 에비타(EBITDA, 영업이익)가 5배 이상을 유지해야 했다. 그러나 회사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재무비율이 4.3배를 기록해 특약사항을 미준수했다. 이에 해당 특약이 적용된 회사채에 대한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했다.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집회를 통해 특약사항 해당 특약 조건을 삭제하고, 신한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이 지급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수준의 최상위 신용도(AAA)를 자랑하는 은행 보증채가 된 셈이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케미칼의 제52~60회선순위 무보증사채(총 2조450억원) 대한 신용등급(AA0)을 상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등재했다. 다만, 시중은행 보증제공 대상이 아닌 61-1(1700억원), 61-2회(800억원) 회사채 보증 대상에서 제외됐다. 해당 회사채에는 커버넌트(재무약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