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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서비스, 자산관리시장 승부처 될까

농협銀 투자자문업 등록 추진
글로벌 은행 주요 수익원 중 하나
거래 수수료 문화 미정착 '난관'
수익 창출까지 상당 시간 걸릴 듯

NH농협은행이 금융투자자문업 진출을 통해 자산관리(WM) 시장의 선두주자 자리를 노린다. 현재 KB국민은행이 투자자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농협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WM 시장을 둘러싼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 농협은행, 상반기 투자자문업 등록 신청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내 금융당국에 투자자문업 등록을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서비스 도입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한 바 있다. 농협은행은 등록 신청과 함께 관련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다.

투자자문업은 은행의 비이자부문 강화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금융상품 투자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고 자문수수료를 받는다. 글로벌 은행에서는 이미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금융 분야의 투자자문업에 진출한 국내 은행은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국민은행은 2023년 1월 투자자문업 겸영 승인을 받고, 같은 해 8월 'KB금융투자상품자문' 서비스를 출시했다. 당시 파일럿 형태로 서울 압구정 '골드앤와이즈더퍼스트센터'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해 서울 반포와 도곡동에 각각 센터를 열어 해당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의 WM 서비스와 가장 다른 점은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부분이다. 그간 은행에서는 자산 규모가 수억원을 넘는 고객들을 고액자산가로 분류하고,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관리해왔다. 별도의 상담 및 컨설팅 수수료는 받지 않았다.

이와 달리, 투자자문 서비스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KB금융투자상품자문' 서비스의 경우 3억원 이상 자금을 맡기는 고객들이 가입할 수 있고, 0.1~1%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대신에 기존 PB서비스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관리해주고, 개인맞춤형 서비스도 진행된다.

■ 수수료 지불 인색...당장 수익 창출 힘들 수도

농협은행은 투자자문 시장 진출을 통해 WM 역량을 한층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 농협은행은 WM 특화점포 'NH ALL100종합자산관리센터'를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20곳을 신설했고, 올해 상·하반기 각각 16곳, 15곳을 추가하는 등 100개 점포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데 성공하면 더욱 정밀하고 초개인화된 WM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투자자문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비이자이익 체력 향상을 위해서는 WM 강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문 서비스를 통해 실제 수익을 얻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금융업 특성상 고객들이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에 인색해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개수수료 등 거래 수수료가 정착된 부동산 시장과 달리, 금융 분야에서 수수료 부과가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 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투자자문업을 승인받으면 금융투자자문 서비스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검토 사항"이라면서도 "명확한 수익모델이 나온다면 은행들이 투자자문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내 금융서비스업에 대한 정서상 자산관리에 있어 수수료를 지불한다는 점이 익숙하지 않아 아직은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