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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통령 체포한 경찰·공수처 해체해야"...보수층, 공수처 앞 집결

공수처 앞으로 모인 보수층...수사중단 촉구
옷·모자에 새긴 '탄핵 반대'..."절박함 표현"
"수사권 없는 공수처로부터 대통령 지킬 것"

[르포] "대통령 체포한 경찰·공수처 해체해야"...보수층, 공수처 앞 집결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종합청사 앞에 모인 보수 지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는 게 말이 되나요. 공수처와 경찰 등을 해체해야 합니다."
15일 오후 1시 30분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위치한 경기 과천 정부과천종합청사 앞에서 만난 이모씨(60대)는 윤 대통령이 체포된 데 대한 심경을 묻자 격노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이날 새벽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으로 나와 체포 반대를 외쳤지만, 윤 대통령이 체포되자 공수처로 재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계엄은 대통령이 선포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이라며 "국회와 법원, 경찰 등이 편향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계엄외에 선택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에 체포되자 보수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이 조사를 받고 있는 경기 과천으로 모여들었다. 경찰과 공수처, 국방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가 윤 대통령을 체포하자 한남동을 포위하던 이들은 법치가 실종됐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을 옹호하며 수사 중단을 촉구했다.

공수처 앞에서 만난 보수 지지자들은 영하 10도 안팎을 기록한 한파에 패딩을 입고 모자를 쓴 채 대통령을 연호했다. 겉옷과 모자, 장갑 등에 '위헌적 탄핵 반대'와 '자유를 지킨다' 등 문구 새긴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한 보수 지지자는 "우리가 흥이 나야 윤 대통령을 구할 수 있다"며 "옷에 새길 정도로 우리의 마음이 절박하다"고 답했다.

탄핵 반대 집회를 주최한 신자유연대에 따르면, 이날 과천 보수 집회에는 약 2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과천에 모인 대통령 지지자 상당수는 이날 오전까지 한남동 관저 앞을 지키다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한 공수처를 규탄하기 위해 이곳으로 다시 집결했다.

정부과천종합청사 앞에서 만난 이들은 공수처가 수사권이 없다는 윤 대통령 측 주장을 되풀이했다. 문모씨(81)는 "체포는 물론 수사권도 없는 공수처가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제 관저가 아닌 공수처로 나와 대통령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씨는 최근 일주일 간 3번 이상 한남동을 찾아 윤 대통령 체포 반대를 외쳤다.

공수처 앞에 모인 이들 상당수는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국가 기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또 다른 70대 보수 지지자 A씨는 "윤 대통령은 국회와 헌법재판소, 법원 등 편향된 국가기관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었다"며 "어떻게 국가기관들이 자신들의 수장인 대통령을 체포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에 체포된 것이 아니라 자진출석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서울 금천구에서 온 고모씨(78)은 "윤 대통령은 애국시민들이 걱정할 까봐 마음을 쓰셔서 공수처에 자진 출두했다"며 "우리를 걱정한 대통령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