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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금리 묶은 한은...“2월 금리 인하 가능성 커졌다”[상보]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3.00%로 동결■
들썩인 환율에 美연준 인하 기대 후퇴 영향
트럼프 취임 등 지켜본 뒤 2월 추가 인하 전망

고환율에 금리 묶은 한은...“2월 금리 인하 가능성 커졌다”[상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지난달 비상계엄 이후 정국불안이 이어지면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졌으나 환율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후퇴해 관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2월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에 38개월 만에 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선 이후 2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나 올해 첫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하 기조를 멈춰 세웠다.

이는 환율 불안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 결과다. 직전 금통위가 열렸던 지난해 11월의 경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94.7원으로 1400원을 하회했다. 그러나 비상계엄 직후 148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은 12월에 평균 1472.5원으로 한 달 만에 80원 가까이 상승했다. 1월 금통위 전날인 지난 15일에도 1461.2원(오후 3시 30분 기준)에 마감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미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내리지 않고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린다면,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져 환율 상승 우려는 더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25만6000명으로 시장 예상치(14만6000명)을 크게 상회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이 2차례 인하에서 6월 한 차례로 수정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사실상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전망하는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을 축소하고 있다.

1월 금통위 이후 주요 대외 이벤트가 산적한 것도 한은이 1월 금리 동결을 택한 재료로 풀이된다. 이날 열린 1월 금통위 이후 오는 20일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식 출범한다. 이후 29일에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다음달 3일에 미국의 1·4분기 국채 발행 계획 등 굵직한 이벤트가 남아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이벤트들의 결과는 한국은행 입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통화정책의 제약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국 불안에 따른 경기 부진 우려가 경기 침체까지 확언하기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3차례 연속 금리를 내렸던 건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한 번도 없다”며 “침체의 사전적 의미는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인데 이 부분이 확실해졌다고 보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동결 결정으로 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연구원은 “1월 금통위에서 동결과 함께 경기 부양 의지를 표명하며 2월 인하를 시사하는 것이 우월 전략일 것”라고 설명했다. 본지가 지난 12일 국내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1월 금통위 동결을 전망한 전문가 4인은 모두 2월 금리 인하를 예측한 바 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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