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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 CT로 예측해 치료… "불필요한 시술 줄어들 것"

중앙대병원 윤동욱 교수 등 논문 발표
CT 촬영 검사상 종양의 위치·형태 따라
임파선 전이 확률 예측 과학적 모델 제시

폐암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 CT로 예측해 치료… "불필요한 시술 줄어들 것"

폐암이 숨어 있는 임파선 전이를 발견하지 못하면 암의 병기가 2기나 3기로 올라갈 수 있는데 CT를 통해 숨어 있는 전이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새롭게 제시됐다. 폐암 환자들에게 임파선 전이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실제로 수술 전 영상검사에서 임파선 전이가 없다고 판단됐다가 수술장에서 절제한 임파선 검체에서 암세포가 확인되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전체 수술 환자의 5~10%에서 발견되며 이처럼 병기가 올라가면 완치를 목표로 하는 수술적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윤동욱 교수(사진)와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조주희 교수,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홍관 교수, 영상의학과 이호연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폐암 환자에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흉부 CT 영상 특징으로 예측하는 모델에 관한 연구논문을 유럽영상의학회 공식 저널인 'European Radiology' 2024년 12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폐절제술을 받은 2042명의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흉부 CT 영상 촬영 검사상에서 종양의 특이한 형태와 위치, 모양에 따라 관찰되는 경우를 분류해 분석했다.

조사 결과 종양이 폐기관지 내에 위치하는 경우에는 36%가 임파선 전이가 관찰되었고, 폐암 병변 내부가 액체나 공기로 차 있는 주머니 모양인 경우에는 6% 확률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관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이한 형태를 제외한 나머지 종양들에 대해서는 '고형 부분(solid)'과 '간유리 음영(Ground Glass Opacity, 폐 일부분이 CT 영상에서 유리 표면을 사포로 문질러 불투명해진 유리처럼 뿌옇게 보이는 현상)'의 비율을 조사했다.

종양 내에 결절 전체가 불투명해 내부 폐 조직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순수 고형(pure solid)' 종양 형태에서는 18% 확률로 임파선 전이가 있었고, 고형 성분이 절반 이하인 경우는 1%의 확률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확인됐다.


종양의 경계면 분석도 추가로 진행하였는데 가시모양으로 종양의 경계면이 보이는 경우와 주변 폐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임파선 전이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써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폐암 환자에 있어 CT 촬영 검사상 종양의 위치와 형태, 모양에 따라 임파선 전이 확률을 예측하는 과학적 모델을 제시하게 됐다.

윤 교수는 "CT상에서 특이한 형태로 관찰되는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분석한 연구는 기존에 많지 않았기에 이번 연구는 의미 있는 연구"라며 "CT 촬영 검사를 단순한 영상 진단 도구가 아닌 정밀한 예측 도구로 사용할 수 있고자 노력했고, 이를 통해 의료진들이 침습적 임파선 평가 절차를 보다 신중히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환자들이 불필요한 시술을 받는 경우가 줄어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