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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보험업, 기후변화에 큰 타격...재보험이 손실 관리 지원할 것"

코리안리, CAT 모델 통해
태풍·지진 발생 가능성, 손실규모 예측
기후리스크 관리 TF도 발족
"석탄 포트폴리오 94% 이상 감축 예정"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보험업, 기후변화에 큰 타격...재보험이 손실 관리 지원할 것"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사진=보험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기후 변화는 단순히 날씨 패턴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자연재해의 발생 빈도와 그 피해의 심도를 증가시켜 보험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기존의 위험 관리 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재보험은 이러한 리스크를 분산하고 안정적인 손실 관리를 지원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은 지난 16일 보험연구원과 포항공과대학교가 한경협회관 컨퍼런스 센터에서 공동 개최한 '현실로 다가온 기후변화 영향, 보험산업의 기후리스크 관리체계 발전 방안' 국제세미나 환영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최근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열흘째 이어지면서 국내 보험사들도 큰 손실을 보고 있다. 특히 코리안리는 LA 산불로 인한 추정 손실액을 대략 1000만∼1900만달러(146억∼278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원 사장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2011년 태국 대홍수, 2019년 호주 산불, 2021년 유럽 대홍수, 2022년 서울의 기록적인 폭우, 그리고 작년 전 세계를 강타한 폭염 등 기후변화가 초래한 극단적인 자연재해를 경험했다"며 "이러한 사건들은 기후변화가 미래의 위협이 아닌 현재의 도전임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어 "코리안리는 CAT 모델과 같은 정교한 리스크 평가 도구를 활용해 태풍, 지진 등 대규모 재난의 발생 가능성과 손실 규모를 예측함으로써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면서 "농작물재해보험 등 주요 정책성 보험에 대한 재보험을 제공해 보험 수요자들이 홍수, 태풍, 가뭄 등 다양한 기후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CAT(Catastrophe·자연재해 손실평가) 모델은 지진, 태풍 등 빈도는 매우 낮지만 심도가 매우 큰 '대재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의 크기를 평가한다. 해당 모델로 기상정보, 지형정보, 건물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최신 공학기술로 분석, 기후리스크에 따른 재무적 영향 데이터 산출이 가능하다. 이는 보험 언더라이팅, 프라이싱, 포트폴리오 관리 등에도 활용된다.

원 사장은 "한국리스크관리학회 및 국내외 유수의 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기후 관련 산학연구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탈석탄 금융 선언과 같은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는 등 기후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고객들에게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실제로 코리안리는 2022년 한국리스크관리학회와 공동으로 기후리스크 관리 TF를 발족했다. 해당 TF는 보험학과 기후, 기상, 공학 등 학제 간 연계로 기후위기 관련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보험회사의 사회공헌활동과 기후리스크 관리 △머신러닝 방법론을 이용한 태풍 경로 예측 등의 연구지원 사업도 진행했다. 코리안리는 2023년 3개 대학교 4개 연구팀과 함께 기후리스크 모델링 융합연구진을 구성했으며, 기후리스크 시나리오 분석과 스트레스테스트 방법론에 대한 공동 연구도 수행 중이다.

탈석탄 금융도 코리안리가 수행 중인 중요 과제다.
앞서 코리안리는 2022년 ESG위원회 의결을 거쳐 "국내외 석탄 채굴 및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신규 투자 및 임의 재보험 인수를 중단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오는 2050년 석탄 관련 포트폴리오 비중을 2023년 대비 94% 이상 감축, 2040년에는 석탄금융 비중을 0%로 줄일 계획이며 태양광·풍력·수력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부문의 재보험 인수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2050년에는 2023년 대비 수재보험료 규모가 1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