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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사회주의권 ‘미싱링크’ 쿠바에 태극기 꽂았다


중남미·사회주의권 ‘미싱링크’ 쿠바에 태극기 꽂았다
주쿠바대사관 개관식이 17일(현지시간) 아바나 미라마르에 위치한 대사관에서 진행됐다. 왼쪽부터 이호열 주멕시코대사관 공사, 이주일 중남미국장, 카를로스 페레이라 쿠바 외교부 양자총국장, 아리엘 로렌조 쿠바 외교부 아시아대양주국장. /사진=외교부

[파이낸셜뉴스] 정부는 주쿠바대사관을 공식 개관했다. 중남미와 사회주의권 외교의 ‘미싱링크’였던 쿠바와의 외교가 본격화된다.

주쿠바대사관은 아직 대사가 임명되진 못했지만 곧장 외교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쿠바대사 내정자가 국내 임명 절차는 마치지 못했지만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주재국 동의)은 받은 만큼 개관식에도 참석해서다.

수교 11개월만 주쿠바대사관 개관..주한쿠바대사관은 준비 중

18일 외교부에 따르면, 주쿠바대사관 개관식이 17일(현지시간) 아바나 미라마르에 위치한 대사관에서 진행됐다. 개관식에는 우리 정부를 대표해 이주일 외교부 중남미국장, 쿠바에선 카를로스 페레이라 외교부 양자총국장 등이 자리했다. 또 주쿠바대사 내정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쿠바대사관 개관은 지난해 2월 14일 한국-쿠바 수교 이후 11개월 만이다. 애초 지난해 안에 개관할 예정이었지만 쿠바 내 대규모 정전 사태 등 열악한 환경 탓에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쿠바대사관은 아직 개설 준비 중이지만, 클라우디오 라울 몬손 바에사 대사가 최근 부임해 공식활동은 시작한 상태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일 신임장을 받았다.

주쿠바대사관은 대사 임명이, 주한쿠바대사관은 대사관 개설이 각각 마무리되지 못하긴 했지만 외교 활동은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주쿠바대사 내정자는 이미 현지에 있고, 주한쿠바대사는 국내에서 활동을 시작해서다.

北 '러시아뿐' 고립 심화..美제재 탓 경제협력 한계는 과제

쿠바는 그간 중남미와 사회주의권 국가들 중 유일한 미수교국이었다. 북한의 ‘형제국’이라 불릴 만큼 가까운 관계이기에 수교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권과 관계없이 지난 25년 간 쿠바와의 수교를 위한 외교당국의 노력이 지속된 끝에 지난해 2월 결실을 맺었다.

다만 쿠바와의 관계 발전으로 외교 지평을 넓히는 데 방점을 찍을 뿐, 아직 북한과 관련한 협의를 할 계획은 없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북한이 외교적 고립을 자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간접적 효과에 대한 기대는 있다. 북한의 형제국임에도 우리나라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불법적 군사협력을 맺고 있는 러시아 외에는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서다.

쿠바가 북한과의 깊은 관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은 건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
미국의 제재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와의 경제협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통상 확대와 자유로운 관광이 필요한데 미국의 제재가 걸림돌이다. 정부에 따르면 쿠바와의 교역은 미 제재로 인해 제3국을 통한 대금 결제를 해야 해 규모가 약 2000만달러에 불과한 상태이고, 쿠바 방문 자체만으로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미 입국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