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7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4년 만에 통화했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통화에서 틱톡 문제를 비롯해 양국 무역,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7일(현지시간) 재선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번 통화는 중국과 미국 모두에 매우 좋았다”고 자평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막바지였던 2021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오는 20일 미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트럼프는 “교역을 다시 균형 있게 만드는 것과 펜타닐, 틱톡, 그리고 많은 다른 주제들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시 주석과 나는 이 세상을 더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시진핑도 트럼프와 통화 뒤 미중 관계 개선을 희망했다고 중국 관영 CCTV가 보도했다.
중국은 트럼프 2.0시대를 맞아 초조한 기색이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하자 트럼프와 약속을 팽개친 터라 보복을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무역협정을 맺으면서 대미 수입을 대거 늘리기로 했지만 트럼프 퇴임까지 이를 질질 미뤘고,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아예 약속을 깼다.
트럼프 재선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미 대통령 취임식에 최고 지도부가 참석하기로 했다. 한정 부주석이 트럼프 취임식에 간다.
한 부주석은 그러나 트럼프 측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격이 떨어지는 인물이다.
일부 트럼프 참모들은 시 주석 최측근이자 정치국원인 차이치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오기를 바랐다.
미중 관계는 1979년 양국이 국교를 맺은 뒤 최악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시작한 대중 압박이 바이든 행정부 들어 심화했다. 미국은 수출 통제부터 시작해 중국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대만 문제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마이크 왈츠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마르코 루비오를 국무장관으로 지명하는 등 대중 강경파를 요직에 기용해 대중 외교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재무장관 지명자 스콧 베센트는 16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트럼프가 1기 행정부 시절 맺었던 무역합의를 근거로 중국을 압박해 옥수수, 콩 등 미 농산물을 더 많이 수입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센트는 또 트럼프가 중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그러나 믿는 구석이 없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최측근으로 부상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 압박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머스크는 대표적인 친중 인사로 중국 상하이에 테슬라 첫 해외 공장을 세웠다. 그는 중국의 배려로 외국 자동차 업체로는 유일하게 중국 기업과 합작하지 않을 수 있었다.
머스크는 자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고위 관계자들도 만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