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프랑스 명품재벌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이 17일(현지시간)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를 제치고 1년여 만에 유럽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사진은 2020년 1월 27일 LVMH 산하 디오르의 파리 상점. 로이터 연합
다이어트약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을 앞세워 유럽 시총 1위를 지속했던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차세대 다이어트약 임상시험 결과 부진, 또 미국 정부의 약품 공급 가격 인하 협상 소식에 급락하며 17일(현지시간) LVMH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줬다. 로이터 연합
프랑스 명품재벌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이 17일(현지시간) 시가총액 기준 유럽 1위 왕관을 되찾았다. 2023년 이후 1년여 만이다.
GLP-1 계열 다이어트약 위고비와 당뇨병약 오젬픽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시총 1위에 올랐던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를 2위로 떨어뜨렸다.
17일 마감가를 기준으로 파리에 본사를 둔 LVMH는 3453억유로(약 517조원), 덴마크 바그스베어에 본사가 있는 노보는 시총이 3445억유로(약 516조원)였다.
노보에는 악재가, LVMH에는 호재가 나오면서 두 업체가 시총 1, 2위 자리를 바꿨다.
비록 17일에는 하락하기는 했지만 LVMH는 지난 1주일 주가가 7.5% 급등했다.
LVMH 주가 반등은 실적 기대감에 따른 것이었다.
LVMH 경쟁사인 스위스 리치몬트가 15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명품 수요 회복 기대감이 살아났다.
까르띠에 브랜드를 소유한 리치몬트의 깜짝 실적은 미국 수요 회복에 따른 것으로 명품 시장이 지난해 고전을 뒤로하고 올해 성장할 것이란 희망을 줬다.
반면 노보는 최근 고전하고 있다.
노보의 차세대 다이어트약 ‘카그리세마(Cagrisema)’가 임상시험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효과를 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고전이 시작됐다.
카그라세마는 지난달 공개된 임상3상 시험 결과에서 평균 체중 감량 규모가 기대치인 ‘최소 25%’에 못 미치는 22.7%에 그쳤다.
이는 노보의 미국 경쟁사인 일라이릴리 다이어트약 젭바운드의 현재 감량 효과와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카그리세마는 오는 2029년 매출이 15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런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노보는 기대 이하의 카그리세마 임상시험 결과 충격으로 시총이 지난달 20일 하루 만에 약 900억유로 사라졌다.
17일에는 추가 악재가 터졌다.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가 노보의 위고비와 오젬픽 가격 인하 압력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노인과 저소득층 의료를 지원하는 정부 기구인 CMS는 노보의 위고비와 오젬픽 가격이 비싸다고 보고 이들 품목을 정부 보건 프로그램에서 가격 협상에 나서야 할 15개 품목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CMS는 65세 이상 노년층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메디케어 프로그램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해 노보 약품 가격 인하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새 협상 가격은 2027년부터 적용된다.
CMS는 지난해 처음으로 노보와 협상에 나서 메디케어에 공급되는 노보의 위고비와 오젬픽 가격을 정가보다 38~79% 낮췄다.
이와 대조적으로 명품 업계 풍향계 역할을 하는 LVMH는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명품업체들을 고전하게 만들었던 중국 시장 위축이 올해에는 경기부양 속에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선진국 시장,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원년인 올해 성장이 예상되는 미 경제가 명품 시장을 구원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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