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법원이 찍어누른다 되나..한국은 홍콩 아냐" '73년생 한동훈' 저자의 '비판'

심규진 스페인 IE대 교수, 비판
윤 대통령 구속 발부한 서부지법 겨냥
"사법기관이 절차 준수했으면, 수긍할 설명 있었으면, 우파에서 恨의 서사 없었다"
"경찰패는 민노총은 불구속, 대통령은 구속. 이게 나라인지"

"법원이 찍어누른다 되나..한국은 홍콩 아냐" '73년생 한동훈' 저자의 '비판'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을 방문해 점검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헌정사상 첫 구속이 된 가운데, '73년생 한동훈'의 저자 심규진 스페인 IE대 교수는 "경찰과 법원의 힘으로 찍어누른다고 눌러질까. 한국은 홍콩이 아니다"라면서 법원의 결정을 비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뒤 발부와 집행 과정의 위법성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 구속영장도 발부한 것에 대한 적절성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집회 도중 경찰을 폭행했던 민주노총 집회자에 대해선 서부지법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도 비교한 심 교수는 이번 서부지법에서 벌어진 시위 이후 우파의 체질도 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에도 사법기관이 엄격한 법 절차를 준수하며 이성적으로 대통령 탄핵이나 수사를 진행했다면, 대다수의 국민들이 수긍할만한 사법부의 판단과 설명이 있었다면 이렇게 우파 진영에서 새로운 '한(恨)의 서사'가 쓰여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의 결정에 대해 심 교수는 "이 나라는 여전히 감정적인 정치와 '한(恨)의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득권자들의 폭주는 또 다른 한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심 교수는 "경찰패는 민노총은 불구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은 불구속"이라면서 "대통령은 구속. 이게 나라인지"라고 비판했다.

심 교수는 "다양성과 공존은 없고 이 정치판에는 다수의 폭주 기득권자의 억압만이 존재한다"면서 "현재 상황을 보면, 집회 경험이 없는 순진하고 흥분한 청년들의 대응을 경찰이 유도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는 "지금의 우파는 힘이 없다. 특히 민주노총이나 촛불 같은 장외 집회 세력도 없다"면서 "풀뿌리 조직력 기획력 자체가 없었다. 지난 30년 동안 항구적으로 싸워본 적도 없고, 공권력과 맞서본 경험도 없다. 그야말로 '식물성'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은 '동물성 우파'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면서 "이는 법치가 무너지고 절차와 적법성이 상실된 상황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30년 후, 아니 3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게 되었다"고 우려했다.

한반도를 넘어 유럽에서 불고 있는 우파 정치를 언급한 심 교수는 "미국에서 대두되고 있는 '아메리카 퍼스트'와 같은 정치 사조에 최전방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진단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