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서부지법 사태는 폭동…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판사 출신 변호사의 통탄

"서부지법 사태는 폭동…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판사 출신 변호사의 통탄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에 반발한 일부 지지자들이 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판사 협박 등 폭력 사태를 벌인 가운데 한 판사 출신 변호사가 이 같은 상황에 통탄을 금치 못했다.

판사 출신 오지원 변호사는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날 잠을 아예 못 잤다. 법원의 외부 시설뿐만 아니라 입구에 있는 그 통 창이 다 부서졌다. 그리고 판사실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는 것도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야말로 폭동이라고밖에 표현을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 이후에 국가의 신뢰도 같은 것이 무너진 것을 시민들이 평화로운 집회로 겨우 다시 세워가고 있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어떤 폭력적인 모습이 또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어떻게 우리나라가 갈지"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어 "정말 대통령 한 사람 잘못 뽑아서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닌가 그런 걱정이 너무 심각하게 들었다"고 덧붙였다.

오 변호사는 "판사실이 있는 공간은 아예 출입 자체가 제한되는데 폭도들이 출입 카드를 찍는 기계를 아예 부수고 들어갔다. 이것은 판사에 대한 직접적인 위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내란죄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란은 국헌 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죄이고 국헌 문란은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를 강압에 의해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법원이 바로 헌법기관이며 대법원에서 (해당 행위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고 판시를 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속된 윤 대통령의 '구속적부심' 청구 가능성에 대해서도 "(청구해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 지금 40여 일 동안 제대로 반성하거나 사과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범행을 부인하면서 법질서를 무시해도 된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 윤 대통령 본인에게 가장 불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또 그는 야당 인사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여권을 두고도 "이건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다. 형법상 가장 중대한 범죄이기 때문에 범죄 혐의의 중대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또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처럼 재판의 법질서를 부인하는 듯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보기에 비교선상에 놓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 19일 오전 2시 50분쯤,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전해지자 지지자들은 서울 서부지법을 난입, 기물을 파손하고 경찰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법원 정문과 유리창, 외벽 등을 무차별로 훼손했으며 자신들을 저지하던 경찰들에게도 의자 등으로 폭력을 저질렀다.
또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를 찾아 법원 내부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현재까지 경찰은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18일과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까지 이틀간 총 86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 역시 전담 수사팀을 꾸려 이번 사태에 대한 주도자와 단순 가담자, 방조자까지 채증해 엄중히 대응할 계획이다.

"서부지법 사태는 폭동…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판사 출신 변호사의 통탄
/사진=연합뉴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