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달러 수출 협상 마무리 단계
K방산 최초 공산권 국가에 공급
환율수혜 더해져 이익증가 기대
K방산 최초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주포 K9가 베트남 상륙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일 업계와 관계당국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은 한국산 K9 자주포 베트남 수출을 위한 협상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K9 자주포 20여문으로, 금액으로는 3억달러(약 4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성사되면 베트남은 세계 11번째, 동남아시아 첫 번째 K9 운용국으로 등재된다.
K9 자주포는 우수한 성능과 신뢰성이 입증된 화력체계다. 자동 탄약 장전장치를 장착해 급속발사 시 15초 이내 포탄 3발을 발사할 수 있고, 분당 6~8발 사격이 가능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자주포 수출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한국과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이집트, 인도, 호주, 루마니아 등 10개국에서 운용하고 있다.
특히 K방산 최초로 공산주의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당초 한국은 수출을 자제해야 할 국가를 암묵적으로 정해두고 이를 깨는 걸 금기시해왔다. 과거 베트남에는 과거 한국이 퇴역한 초계함을 공여한 사례는 있었지만, 금전이 오가는 거래는 아니었다.
베트남은 과거 미국과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한국군과도 교전을 벌였다. 자본주의 경제를 도입한 지금도 공산당 유일 정당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이 베트남 측의 끈질긴 구애가 통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은 2023년 2월 판 반 장 국방부 장관이 방한해 한국군 지상전력 핵심인 제7기동군단에서 K9 자주포 등을 살펴보고 제작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브리핑을 듣는 등 한국산 무기체계에 관심을 보여왔다. 작년 4월에는 한국 국방부 김선호 차관이 베트남으로 건너가 베트남 국방부 차관, 푸병사령관 등을 만나 K9 수출입을 논의하기도 했다.
베트남의 구애는 최근 스프래틀리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를 놓고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였으나 구식 무기체계의 한계로 중국에 맞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임을 자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방산업계에선 베트남군의 지상화력 체계가 노후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전쟁에서 노획한 미군 장비가 여전히 일부 가동 중이고, 육군 주력전차는 1970년대 수준이라고 평가받는다.
다만 이를 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다양한 나라들과 K9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베트남 수출계약은 확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폴란드향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의 납품이 올해 더욱 증가하고, 이집트 K9 매출도 작년 4·4분기부터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생산량 증가에 환율 수혜가 더해지면 올해도 견조한 매출과 이익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폴란드 K9 자주포 308문 추가계약과 인도 추가 계약 등을 점치고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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