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0일(현지 시간)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열린 트럼프 당선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있다. AP뉴시스
취임 당일인 20일(현지시간) 첫 일정으로 '대통령의 교회' 찾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0일(현지 시간)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패션이 눈길을 끌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짙은 감색 울코트와 같은 색의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실크 울 펜슬스커트, 목 위로 약간 올라오는 크림색 블라우스를 받쳐 입고 등장했다. 얼굴을 가리는 챙이 넓은 모자를 썼으며, 구두 역시 감색의 굽이 높고 얇은 스틸레토 힐을 신었다.
CNN, 패션지 보그 등은 멜라니아 여사의 이날 의상은 미국의 신진 디자이너 애덤 리페스(Adam Lippes)의 작품이라고 보도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쓴 모자는 에릭 제이비츠(Eric Javits)의 디자인으로 보인다고 CNN은 추정했다. 특히 모자는 챙이 넓어 얼굴을 반쯤 가린 탓에 멜라니아와 눈을 마주치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 모자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의 볼에 입맞춤을 하려다 챙에 막혀 닿지 못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멜라니아가 미국식 패션 갑옷을 입고 워싱턴으로 돌아왔다”며 “마치 마피아 미망인이나 이름 없는 종교 집단의 고위 성직자 같은 인상을 풍겼고, 거기에는 약간의 ‘마이 페어 레이디’(오드리 헵번 주연 영화) 같은 느낌도 있었다”고 했다.
CNN은 "멜라니아 여사의 모자는 깔끔한 밀리터리 스타일의 앙상블에 절제된 화려함을 더했다"고 평가한 반면 가디언은 멜라니아 여사가 어두운 의상으로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면서 "(남편의)두 번째 임기에 대한 열정은 거의 보이지 않는 듯했다"고 평가했다.
보그지는 “리페스의 옷을 선택한 것은 멜라니아 트럼프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패션 커뮤니티에 계속 관여할 것임을 시사한다”며 “독립적인 신예 미국 기업을 띄울 수 있는 영부인의 힘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한편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취임식에서 멜라니아 여사가 입은 하늘색 정장은 미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랄프 로렌의 제품이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멜라니아 여사가 ‘애국주의’와 ‘글로벌리즘’을 동시에 암시하는 의상을 차려입었다고 해석했다.
8년 만에 전혀 다른 복장으로 취임식에 선 멜라니아 여사에 대해 CNN의 전 백악관 특파원은 "대중적 페르소나가 등장했지만 그(멜라니아)는 여전히 사생활을 갈망했다"며 "그것이 그의 의상에 잘 반영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긴 소매와 잘록한 허리, 단단한 어깨, 긴 밑단 등 갑옷을 입은 것처럼 느껴졌다"며 "지난 4년간 정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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