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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이 쏘아 올린 추경..與野 협상 험로 예고

최상목이 쏘아 올린 추경..與野 협상 험로 예고
(서울=뉴스1)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회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5.1.21/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그동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소극적이던 정부가 긍정적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앞으로 정치권의 추경 논의에 속도가 붙을 지 주목된다. 다만 정부·여당간 논의의 한 축인 여당은 예산 조기집행이 먼저라며 선(先) 추경 논의에는 부정적이다. 반면 야당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빠른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여야간 이견차가 큰 만큼 향후 추경 논의는 험로가 예상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어려운 민생지원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적 재정투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치권뿐만 아니라 지자체, 경제계 등 일선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의 언급은 국회와 정부간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했지만 추경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입장에서 선회한 배경에는 지난해 말부터 정국을 강타한 탄핵이슈가 정치불안을 키운 데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의 강한 선제적 정책 집행으로 우리의 대내외적 경제상황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까지 나서 경기 급랭을 막기 위한 추경편성에 긍정 의사를 표시한 것도 한 배경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여야간 입장차가 워낙 커 실제 편성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생·경기 활성화 사업 예산을 1·4분기 40%·상반기 70%를 집행하는 등 배정된 예산의 조기 집행에 집중하고, 이후 추경을 검토해 보자는 입장이다. 그동안 정부가 고수해 왔던 방침과 동일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예산의 조기 집행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분기 뒤에 (추경) 필요성을 보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추경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화폐 관련 추경은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가능한 빨리 추경을 편성해 경기회복을 위한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외적인 경제 불안 요인에 더해 내란 상황까지 겹쳐 민생 경제가 정말 어렵다"며 "신속하고 과감한 추경으로 우리 경제에 신호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추경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 불안이 이어지며 국민 삶의 뿌리가 통째로 흔들리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추경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