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부터 거침없는 행보
김정은 언급하며 "나와 잘지내"
USTR에 무역협정 재검토 지시
한미 FTA도 대상에 포함될 듯
加·멕시코에는 관세 25% 추가
행정명령 무더기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에서 취임식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워싱턴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축하행사에 참여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역협정 재검토, 파리기후변화 협정 탈퇴 등 수십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을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묘사하고, 한국 전기차 산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협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한반도를 또다시 흔들었다. 다만 걱정했던 관세전쟁은 일단 미뤄질 전망이다.
CNN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백악관 집무실로 이동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언급한 뒤 "나는 김정은과 매우 우호적이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나는 그를 좋아했고 매우 잘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그(김정은)는 핵보유국이다. 우리는 잘 지냈다. 그가 내가 돌아온 것을 반기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말한 '핵보유국'이라는 단어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무기 보유가 인정된 미국 등 5개국을 지칭하는 '핵무기 국가(nuclear weapon state)'와 다른 의미다. 이는 핵무기 국가에 더해 이스라엘 등 핵무기 보유를 공인받지 못했지만 실질적으로 핵무기를 가진 국가까지 아우르는 단어다.
취임식 일정을 마친 트럼프는 20일 경기 평택 캠프험프리스에 위치한 미국 8군 사령부에 영상통화를 걸어 주한미군 장병들과 대화했다. 그는 통화에서 "모두 안녕하냐. 어떻게 지내냐"면서 "김정은은 어떻게 하고 있냐"고 물었다. 이어 "한국 현재 상황은 어떠냐. 여러분은 매우 나쁜 의도를 가진 누군가를 대하고 있다"며 "난 그와 꽤 좋은 관계를 발전시켰지만, 다루기 힘든 녀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불안한 행보는 그가 서명한 행정명령에도 드러났다. 그는 이날 전기차 보조금을 약속한 전임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지출을 즉각 멈추라고 지시하면서 전기차 우대정책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IRA 혜택을 믿고 미국 투자를 늘린 한국 기업들에 좋지 않은 소식이다.
아울러 트럼프는 이날 대통령 각서를 통해 무역협상을 담당하는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기존 무역협정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는 USTR에 자유무역협정(FTA) 파트너들을 상대로 "상호적이며 공통으로 유리한 양보"를 얻거나 유지하는 데 필요하거나 적절한 개정을 권고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는 따로 한미 FTA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해당 협정 역시 USTR의 검토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는 전 세계 수출국가들을 긴장시켰던 '보편관세'는 당장 시작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그는 이날 미국 밖 모든 국가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10~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에 대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일단 지난해 11월에 예고한 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제품에는 25%의 관세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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