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승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겨울철 농가가 난방비를 대폭 아낄 수 있는 비닐온실용 ‘보온커튼’이 개발됐다. 우주선 벽체 단열재로 쓰이는 에어로겔을 신소재로 활용했다. 기존 보온커튼 보다 20%까지 난방비를 아낄 수 있어 농가 수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겔 커튼→난방비 20% 감소
22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가볍고 단열성이 우수한 에어로겔은 군용, 항공우주, 첨단 선박 분야에서 사용되는 소재다. 온실 보온재로 실용화된 것은 세계 최초다. 2018년 처음 개발 후 2020년 특허 등록해 기업체에 기술이전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신기술보급사업으로 전국 57개 농가에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보급했다.
이날 이승돈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시설재배에서 난방비를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온실 밖으로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에어로겔 커튼은 기존 보온커튼보다 난방비를 15~20%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커튼은 순멎이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솜이 머금던 찬 물방울이 커튼을 걷을 때 작물에 떨어져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생장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에어로겔은 얇아 통기성을 갖춰 온실 내부 습도가 높아지는 문제도 해결했다”고 말했다.
농진청이 커튼을 개발한 이유는 농가 난방비 때문이다. 겨울철 난방비가 경영비의 20~30%를 차지한다. 이상기후로 심해진 겨울철 한파에 대응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이려는 이유도 있다. 국내 농작물 시설재배는 화석연료 사용 비중이 80% 이상이인데 이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밖에 기존 커튼 보다 통기성이 좋아 딸기 상품성을 좋게 만든다.
이 원장은 “연간 4개월 동안 난방을 한다고 가정하면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사용했을 때 최대 900만원 정도를 추가로 절감할 수 있다”며 “시범 보급 농가 중 양평과 익산의 딸기 농가는 각각 1700㎡와 2100㎡의 시설에서 난방비를 10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태안 화훼농가는 1300㎡ 규모 시설에서 난방비를 1200만원에서 580만원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토마토를 1㏊에서 재배하면 한달에 약 2500만원까지 난방비가 든다. 기존 보온커튼을 사용하면 115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사용하면 절감액이 1375만원까지 약 225만원 늘어난다.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 설치비는 ㎡당 1만4000원으로 기존 다겹보온커튼(1만3000원)보다 약 8% 비싸지만 난방비 절감 효과가 커 1년 만에 추가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비닐하우스 농가 대상 지원사업
농진청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사업 시행 지침 ‘에너지절감 시설 지원 단가표’에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이 포함되도록 해 농가 지원이 가능하게 했다. 앞으로 수명이 다한 기존 보온커튼을 교체할 농가들이 에어로겔 다겹보온커튼을 선택하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이 관장은 “(비용은) 농가 부담 약 20% 정도를 통해서 커튼을 확산하는 게 목표다”며 “국비가 25%, 지방비 30%, 융자 25%, 농가 부담 20%로 지원하도록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태안 화훼 농가에 설치된 에어로겔 보온커튼. 농진청 제공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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