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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쪽지’ 진실공방..尹·韓 “준 적 없다” vs 崔·趙 “대통령이 줬다”

尹 '계엄쪽지 전달' 전면 부인하자
국조특위서 한덕수·조태열 따지니
韓 "본 적 없다" vs 趙 "쪽지 받았다"
진실공방에 최상목·김용현 입장 주목
23일 탄핵심판 尹-金 대질신문 모양새

‘계엄쪽지’ 진실공방..尹·韓 “준 적 없다” vs 崔·趙 “대통령이 줬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에 국무위원들에게 관련 조치가 담긴 쪽지를 전달했는지를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쪽지의 존재를 시인한 반면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부인하고 있다.

22일 열린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청문회에선 윤 대통령의 계엄 관련 쪽지 전달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이 전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직접 나서 쪽지를 전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서다.

윤 대통령은 헌재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국가비상입법 관련 예산 편성 쪽지를 최 대행에게 준 적이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저는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 해제 후 언론을 통해 이런 메모가 나왔다는 걸 봤다”며 “기사 내용은 부정확했고,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밖에 없는데 김 전 장관이 구속돼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한 총리와 조 장관에게 ‘대통령에게서 직접 쪽지를 받은 게 맞느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충격적인 상황이어서 보지 못했다”며 모른다는 취지로 답한 반면 조 장관은 “맞다”고 답했다.

한 총리가 쪽지에 관해 직접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처럼 전면 부인한 건 아니지만 “보지 못했다”며 존재 자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일축한 것이다. 반면 조 장관은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최 대행과 함께 쪽지의 존재를 처음 시인한 데 이어 이날 재차 확인한 것이다.

계엄 쪽지를 둘러싼 진실공방 양상이 되면서 최 대행에게 관심이 쏠린다. 쪽지의 존재는 물론 비상입법기구 예산 등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을 직접 밝힌 당사자인 데다, 이후 추가로 부연설명을 한 적이 없어서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계엄 사태에 대한 수사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쪽지 문제가 다뤄지는 터라 최 대행은 관련 언급을 삼갈 것으로 보인다.

또 주목되는 건 오는 2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 증언대에 서는 김 전 장관이다. 윤 대통령이 계엄 쪽지의 작성·전달한 이가 김 전 장관이라 지목해서다.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 모든 변론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만큼 헌재에서 대면할 공산이 크다. 쪽지 논란은 물론 계엄 사태 전반을 두고 대질신문을 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전 장관이 쪽지를 만들어 전했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일 밤 10시 20분 안찬명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합참 엘리베이터에서 김 전 장관을 만났다고 한다.
김 전 장관은 11시 10분까지 합참 전투통제실에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최 대행이 10시 40분께 문제의 쪽지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간상 김 전 장관이 쪽지를 전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