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복철 부산경제진흥원장이 23일 부산파이낸셜뉴스와 신년인터뷰에서 “새해 벽두부터 정치·사회적 불안과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부산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하루빨리 민생경제를 추스르고, 중소기업의 혁신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모아 위기를 돌파해나가자”라고 강조했다. 부산경제진흥원 제공
[파이낸셜뉴스]송복철 부산경제진흥원장(62)은 새해 벽두부터 정치·사회적 불안과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부산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하루빨리 민생경제를 추스르고, 중소기업의 혁신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원장은 23일 부산파이낸셜뉴스와 신년 인터뷰에서 “부산경제진흥원은 올 한해 ‘부산경제의 미래를 준비하는 종합지원 플랫폼’이라는 비전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청년정책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위기를 돌파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결기를 다졌다. 다음은 송 원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1년이 다 돼 간다. 조직 내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취임 후 ‘경영혁신’을 추진해 직원 전문성과 통찰력을 기르고 소통을 통한 협업을 강화해 진흥원이 생산적·전략적 조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외부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족한 전문성을 강화했고, 소통을 강화해 전 직원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외적으로는 고객현장 접점을 넓히고 기술보증기금, 한국재정정보원, 신협 등 유관기관 간 업무협력 강화를 통해 사업 효과성을 높였다. 1월 1일자로 ‘조직개편’을 단행, 고객 중심 사업운영과 글로벌 허브도시, 신산업 육성 등 핵심 시정 과제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는 이를 토대로 우리 진흥원이 부산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맡은 바 역할에 혼신을 다할 생각이다. 지켜봐 달라.
―올 경제는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부산은 어떤가.
▲지난 연말 이후 국내 정치 불안과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무안공항 참사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경기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부산경제는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9년간 부산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2%에 머물렀다. 인천(3.2%) 경기(4.0%) 등 수도권 지역은 물론, 전국 평균(2.5%)을 한참 밑돈다. 저출생·고령화, 청년유출에 따른 생산가능 인구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수도권은 반도체·IT 등 첨단기술로 경쟁력을 높이며 제조업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부산은 자동차·부품, 조선·기자재 등 주력 제조업 부진으로 -1.8%를 기록했다. 부산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전력반도체, 이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 신산업 발굴과 조선기자재·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에 AI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도울 대책은 없나.
▲중소 수출기업 대부분이 환율과 원자재 수입가 동반 상승으로 힘들어한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상가 공실률이 증가하고, 폐업도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우리 진흥원은 중소기업·소상공인 자금 유동성 공급, 폐업·재기지원 등 지원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사업 효과를 높이는데 온 힘을 다할 생각이다. 중소기업은 자금·국내외 마케팅·수출·애로사항 개선 및 컨설팅 등 경영여건 개선을 돕고, ESG경영, 디지털전환, 산업 간 융합 등 기업이 혁신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해외전시회 참가지원, 바이어 초청상담회 등을 개최하고 원스톱기업지원센터를 통해 현장 애로해소 지원 및 기업 컨설팅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소상공인의 창업, 성장, 폐업·재기지원, 경영안정 등을 위한 성장 단계별 종합 지원을 추진하는 등 실질적 지원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가도록 하겠다.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부산경제에 주어진 도전과 기회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나.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산업·기술 변화의 초입에 들어선 지금이 부산의 경제체질을 바꾸고 혁신할 기회다. 세계 강대국들은 인공지능(AI), 양자, 디지털 전환,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선점을 위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올해 CES 행사에 참여해서 AI·로봇 분야의 혁신기술이 생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우리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와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서둘러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두바이와 같은 글로벌 자유 비즈니스 도시로 나아가는 것이 부산의 주요 도전과제다. 이를 위해 혁신역량을 기르고 가덕도신공항·북항 인프라 등 핵심 기반을 토대로 비즈니스와 자본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다가오는 북극항로 시대에 부산은 지리적 이점을 기반으로 세계적 물류 허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부산의 도전과 기회를 선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산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4차 산업분야의 기술개발과 혁신역량을 기르며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산이 준비해야 할 것은.
▲ 무엇보다 기존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가치산업의 육성이다. 주력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소상공인의 디지털화를 도모하고 첨단기술 접목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수다. 특히 조선·해양기자재, 자동차·부품, 철강 등 부산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산업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물류·금융·콘텐츠·해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선순환 구조 형성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신산업 육성으로 성장 동력도 만들어야 한다. 이차전지, 파워반도체, 헬스 케어, 미래 모빌리티, 해양신산업 등 부산의 미래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선점해 가야 한다. 기업들도 기술개발과 신사업 발굴에 적극 투자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올해 부산경제진흥원의 사업 추진방향과 중점 사업은.
▲개편된 조직에 따라 중소기업 혁신,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새로운 청년 문화, 통상환경 변화 대응, 지역 수요에 맞는 일자리 지원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은 자금지원·애로해소·마케팅 등 경영지원 뿐만 아니라 디지털·그린전환, 산업 간 융합, AI 활용 등 기업 혁신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펼칠 것이다. 스타 소상공인 발굴 및 지역 특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을 통해 기업가형 소상공인으로 성장을 지원하고, 부산형 청년 정책 발굴을 통해 새로운 청년문화를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신 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다변화 및 수출 경쟁력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 지산학 협력 강화로 청년·시니어 등 구직자와 특화산업·기업 등 지역 수요에 부응하는 맞춤형 인력지원·인재양성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많이 응원해 달라.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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