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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 면한 이진숙 방통위원장...헌재, 4대 4로 탄핵소추 '기각' [종합]

재판관 4대 4로 판단 갈려...6인 동의 못 미쳐 기각
법규범 문리적 한계 넘는 해석 vs 입법 취지 함께 고려해야
이진숙 "2인으로도 직무수행 할 수 있게 한 의미있는 결과"

파면 면한 이진숙 방통위원장...헌재, 4대 4로 탄핵소추 '기각' [종합]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방통위원장 탄핵심판사건 선고기일을 마친 뒤 심판정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이 위원장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헌재는 2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재판관 4대 4의 의견으로 이 위원장의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 결정했다.

재판관들의 견해는 동수로 팽팽히 엇갈렸다. 김형두·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 4인은 기각 의견을, 문형배·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인용 의견을 냈다. 탄핵이 인용되기 위해선 의결 정족수 규정에 따라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탄핵소추 기각으로 결론이 났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취임 당일 곧바로 비공개회의를 열고 김태규 방통위 상임위원과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 등을 의결했다. 국회는 이 위원장이 2명만으로 안건을 의결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이 위원장 취임 이틀 만에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가장 쟁점이 됐던 부분은 방통위 의결에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규정한 방통위법 제13조 제2항의 위반 여부였다.

탄핵 기각 의견을 낸 재판관 4명은 논란이 됐던 2인 체제 의결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들 재판관은 “방통위법 제13조 제2항의 ‘재적위원’은 문제 되는 의결 시점에 방통위에 적을 두고 있는 위원을 의미한다고 해석된다”며 “방통위법은 의결정족수 외에 의사정족수에 관해서는 어떤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법규범의 해석은 어디까지나 그 문언에 비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 사건 의결이 방통위법상의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은 법규범의 문리적 한계를 넘는 해석”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이 위원장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의 기피 신청 의결에 참여해 각하한 것과 과거 MBC 재직 당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고 기자들을 징계하는 데 동참한 의혹이 있는데도 방문진 이사 선임 절차를 스스로 회피하지 않았다는 탄핵소추 사유도 방통위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반면, 인용 의견을 낸 재판관 4명은 2인 체제 의결에 대해 “최소 재적위원 수에 관한 명문의 규정은 없다”면서도 방송의 자유와 공적 기능을 보장하고자 한 입법 취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이어 “2인의 위원만이 재적한 상태에서는 방통위가 독임제 기관처럼 위험이 있는바, 이는 방통위를 합의제 기관으로 설치한 입법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 위원장이 방통위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 위원장의 법 위반 행위가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 재판관은 “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피청구인의 법 위반은 국민의 신임을 박탈해야 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탄핵소추 기각 직후 취재진과 만나 “2인으로도 최소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판단을 내려주신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헌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