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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노모, 키오스크로 김밥 주문하셨네요"…디지털배움터 찾는 실버세대

과기정통부, 지난해 디지털배움터 사례 소개 80대 어머니·뇌병변 장애, 디지털 활용법 알려줘

"80대 노모, 키오스크로 김밥 주문하셨네요"…디지털배움터 찾는 실버세대
매장에서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운 노인의 모습을 챗GPT로 생성.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 아들 류모씨는 디지털을 낯설다 못해 두려워하는 80대 어머니를 디지털 세상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최근 무인 판매대(키오스크)를 갖춘 식당이나 매장이 늘어나는 데다 쇼핑 애플리케이션의 쓰임까지 많아진 탓에 마냥 디지털을 외면할 수 없어서 였다.

류씨의 고민을 해결해 준 건 ‘디지털배움터’ 누리집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교육 콘텐츠 ‘에뮬레이터’였다. 에뮬레이터란 키오스크, 쇼핑 앱 등 실생활에서 자주 활용되는 디지털 기기·서비스를 모방해 만든 실습용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반복적으로 연습하면서 류씨의 어머니는 어느새 능숙하게 기기를 사용하게 됐고 두려움은 자신감이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전북특별자치도 다가서당에서 류씨의 사례처럼 지난해 진행한 디지털배움터 사업의 우수사례 보고회를 열었다.

디지털배움터는 고령층, 장애인 등이 디지털 기기와 인공지능(AI) 활용에 소외되지 않도록 2020년부터 일상생활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류씨의 사례 외에도 배움터 강사 권모 씨가 스마트폰 등 활용에 어려움을 겪던 뇌 병변장애 교육생에게 맞춤형 교육을 진행한 사례도 있었다.

디지털배움터 강사인 권씨의 경우 뇌 병변장애를 가진 교육생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을 준비했다. 권씨는 장애인이 디지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복지관에 직접 찾아가 교육생별로 1대 1로 스마트폰 기본 사용법, 디지털 금융 범죄 대처법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디지털 기능을 익힌 교육생들이 환호하며 기쁨을 표현하는 걸 경험하기도 했다.

"80대 노모, 키오스크로 김밥 주문하셨네요"…디지털배움터 찾는 실버세대
/출처=과학기술정통부 '디지털 배움터 연령별 교육생 분석'

이처럼 디지털 배움터가 성과를 내면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디지털배움터 36개소를 새로 열었고 54만5000명이 교육을 받았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교육생도 총 341만명이 됐다.


특히 지난해 기준 60대 이상(66.2%)이 가장 많은 수강생 비율을 차지했고 40∼50대(14.1%), 20∼30대(7.5%), 10대 이하(11.0%) 등 다양한 연령층이 교육에 참여했다.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키오스크나 앱 등 실생활에서 자주 이용하는 디지털 도구 활용법을 알려주는 실습용 프로그램 9종을 개발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 엄열 정보통신정책관은 “2024년 디지털배움터 개편을 통해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디지털포용법'을 통해 전 국민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국가의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는 등 디지털포용 정책의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