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및 탄핵정국, 트럼프 2기 출범 등
기업 심리 악화..."추경 등 경기진작책 필요"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앞줄 왼쪽 네번째)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9개 유통협단체 및 소비자단체협의회와 함께 개최한 '내수시장 활력 제고를 위한 공동선언과 정책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제조업체들의 올해 1·4분기 체감경기가 코로나19 확산기 때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공급과잉 및 한중 제품 경합도 상승, 탄핵정국 등 국내정치 불안,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 확대 등이 기업 심리 하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제조기업 대상 '2025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실시한 결과, 전분기(85)대비 24포인트, 전년 동기(83)대비 22포인트 하락한 61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BSI는 100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 제공
이번 조사는 국내 정치이슈를 감안, 이례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1차 조사는 계엄사태 전인 지난해 11월 19일~12월 2일까지 전국 2281개 제조업체를 상대로 진행됐다. 1차 조사 때는 BSI가 72로 나타났었다. 2차 조사는 올해 1월 6일부터 15일까지 전개됐다. 지역·업종 등을 비례할당해 추출한 41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결과는 지난 1차 조사 때보다 11포인트 하락한 61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기인 지난 2020년 4·4분기(58 포인트)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정국불안, 강달러, 트럼프 2기 정책 기조 등 대내외 불확실성 요소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세부항목별로는 매출액, 영업이익, 자금사정, 설비투자 등 거의 전 영역에 걸쳐 부정적 전망이 확대됐다. 특히, 정치이슈 발생 이후 실시된 2차 조사에서 매출액 전망(61),영업이익 전망(59)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최대 경영리스크로는 △정치 불안(48%) △환율 변동(47%) △내수 위축(34%) △트럼프 정책(25%) △고금리 장기화(17.6%) △해외수요 부진(13.5%)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의 발빠른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정책당국이 예산 조기집행, 추경 편성 등 과감한 재정정책과 소비활성화 대책을 통해 내수를 자극하고, 고환율로 채산성 악화를 겪는 기업에 대해 맞춤지원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24년도 경영실적에 대해서는 10개사 중 7곳 정도가 연초 목표치를 달성(39.7%)했거나, 소폭 못미쳤다(35.6%)는 응답을 내놨다. '목표 대비 10%이상 크게 미달했다'고 답한 기업은 15.4%였고, 연초 목표치를 '초과해 달성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9.3%였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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