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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귀성길 인사 나선 與野, 시민들 반응 대조적

설 귀성길 인사 나선 與野, 시민들 반응 대조적
설 귀성 인사하는 민주당 의원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24 [공동취재] saba@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여야 지도부가 24일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을 찾아 인사하며 민심 잡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쪽방촌까지 찾아가며 민생 챙기기 행보를 보였으나 시민들 반응은 대체적으로 싸늘했다. 이에 비해 더불어민주당은 셀카 요청을 받거나 곶감 선물까지 전달 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일정을 진행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역에 나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쓰인 문구를 어깨에 차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인사를 받거나 권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었으나, 시민 대부분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한 50대 여성은 "대통령이나 지키지 여기 와서 이래"라며 불편한 내색을 표현했다. 한 가게 주인은 "영업 방해다. 왜 우리 가게 앞에서 난리냐"며 "민주당보다 더 나쁜 놈들이다. 권성동 뽑아줬더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라고 질타했다.

인사 도중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대가 나타나 느닷없이 면담을 요청하자 당 관계자들이 제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싸늘한 반응은 이날 오후 쪽방촌 일정에서도 이어졌다. 권 비대위원장은 오세훈 서울 시장과 함께 온기창고와 우리동네 구강관리센터, 쪽방상담소, 동행식당을 방문해 쪽방촌 주민들의 주거 관련 애로사항을 듣고 공공주택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을 약속했다. 이동 중 한 시위대가 "내란동조범 국민의힘 해산하라"고 고성을 지르자 지도부의 안색이 어두워지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이날 오전부터 ‘다시 뛰는 대한민국’이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어깨에 걸고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길 인사를 했는데, 시민들 반응은 판이하게 달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시민들에게 다가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삿말을 건네자, 시민들 대부분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악수를 하며 "대표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등 덕담을 건넸다.

시민들의 셀카 요청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다가가 "어디로 가느냐"며 행선지를 묻기도 했고, 통화를 하는 한 시민에게 다가가 설 인사를 한다며 장난스레 전화를 뺏기도 했다.

이 대표는 귀성 인사 도중 '장애인 권리 7대 법안' 당론화에 대한 면담을 요청하는 전장연 관계자와도 만났다.
이 대표는 면담 요청서를 전달받은 후 "잘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귀성 인사 막바지에 울산으로 가는 버스 옆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귀성객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악수하고 인사했다. 고속버스터미널로 돌아오는 길에 한 시민은 "민주당 화이팅"이라며 응원했고, 다른 시민은 이 대표가 일정을 마치고 전용차에 탑승하기 전 먹으라며 곶감 한 봉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