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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 2월 방미 전망..트럼프 北비핵화 설득하나


외교장관 2월 방미 전망..트럼프 北비핵화 설득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2월 27일 북미 정상회담 당시 하노이 중심가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월 중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초청으로 방미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들어 첫 공식 고위급 대면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주요의제는 북핵 문제, 구체적으로 북한 비핵화 정책을 지속하도록 트럼프 정부를 설득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북미 핵군축협상 가능성↑..與 일각에선 벌써 핵무장론

26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지난 23일 루비오 장관의 초청에 따라 2월 중 방미할 계획이다. 루비오 장관이 2월 초까지 파나마를 비롯한 중미 국가들을 방문할 예정인 만큼, 2월 중순 즈음 워싱턴DC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자유무역협정(FTA) 전반과 전기차 보조금의 재검토, 예고해왔던 관세 인상 정책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사활이 걸린 사안인 만큼 관련한 우리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경제문제에 앞서 우선적으로 시급하게 논의될 의제는 북핵 문제이다. 한반도 현안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 불안 등에 우선순위가 밀릴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빠르게 수면 위로 올라와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라고 칭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후 핵군축협상에 나서 비핵화가 아닌 ‘스몰딜’을 목표로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미 측과 접촉한 여야 의원들도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의 스몰딜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의 말을 빌려 비핵화가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지만,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의 경우 벌써부터 자체핵무장 대응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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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정기포럼에서 대표 의원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기조연설자로 나선 홍준표 대구시장 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美 대북정책 아직 미정..日 협력해 비핵화 설득해야

다만 트럼프 정부의 공식적인 대북정책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다. 북한도 이를 고려한 듯 이날 오히려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고 공개하며 대미 초강경 대응을 밝혔다.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싸움에 나선 것이다. 북미 대화 진전에 따라 비핵화가 흔들리기 전에 우리나라의 입장을 트럼프 정부에 서둘러 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에서 북핵 관련 논란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비핵화는 흔들림이 없음을 강조해왔다. 핵확산금지조약(NPT)상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갖는 건 불가능하고, 미국이 NPT 체제를 흔들 이유도 없다는 인식에서다.

조 장관은 2월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 정책을 유지할 필요성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을 받고 있어 정상외교가 공백이라는 점이다. 정상급 인사와만 접촉해 의견을 반영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에 일본과 협력해 비핵화를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는 “북미 핵군축협상은 일본도 좌시할 수 없는 것인 만큼, 일본을 통해 한미일이 북핵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토록 이끌어야 한다”며 “적어도 미국이 한일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독주하진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인 나가시마 아키히사 중의원도 25일 와세다대 기조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보유국 발언을 두고 “일본과 한국이 트럼프 정부에 한미일 공조가 약화할 경우 미국이 입을 손실을 충분히 인식토록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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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24일 이시바 총리가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