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윤 대통령 구속 기소 결정
尹구속에 與일각 조기대선 거론되지만
尹탄핵심판 공동대응 촉구 목소리 커져
"尹탄핵인용시 정권교체 가능성 크다"
나경원 "온통 조기대선 이야기, 잿밥에만 관심"
"대한민국 법치가 무너지는데 관심은 딴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구속기소를 결정했지만, 윤 대통령 체포 이후 여권 일각서 조성되는 듯 했던 조기대선 분위기를 일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년전 탄핵정국과 달리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호각세를 보이는 상황 속에,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와 집행 과정에서 위법 논란이 있음에도 결국 구속으로 이어지면서 윤 대통령 구속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권에 퍼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 조기대선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선 윤 대통령 탄핵심판 대응에 '단일대오'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진보성향 판사 연구 모임인 '우리법 연구회' 관련 출신 헌법재판관들이 헌법재판소 구성원 8명 중 5명에 달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 탄핵인용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의심되는 헌재의 행보가 잇따르고 있어 여권이 적극 맞대응에 나서야 할 시점이란 것이다.
특히 주요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임명한 김문수 경기지사가 여권에서 1위를 달리는 것은 아직 다른 차기주자들 보다 윤 대통령에 여론이 집중된 것을 방증하는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 중진의원들 중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당내 조기대선설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나 의원은 SNS를 통해 "요즘 누구 등판설, 누구 상수설, 온통 조기 대선 이야기이고, 거기에 모두들 숟가락 얹기 바쁘다"면서 "그런데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일까. 한마디로 잿밥에만 관심있는 형국이다. 대한민국의 체제가 흔들리고, 법치가 무너지고 있는데 관심은 딴데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계엄 이후 모든 헌법절차와 법절차가 철저히 무너지는 것을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면서 "불법 수사, 불법 체포, 편법 영장, 이제 헌법재판소의 절차가 그 절정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와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체포영장 및 구속영장 발부 과정의 문제점, 헌재의 움직임을 싸잡아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의 입장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뉴스1화상
여당에서도 최근 여야 지지율 역전 현상에 근거, 조기대선도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이 퍼지고 있지만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윤 대통령 탄핵이 헌재에서 인용되면 보수는 다음 대선에서 패한다고 봐야 한다"면서 "지금 국민의힘 지지세력에서 윤 대통령 지지세력이 다수인데, 탄핵이 인용되면 배신자 프레임이 재발해 당을 이탈하는 규모가 상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주요 지지율이 50%에 육박하고 탄핵 찬반 여론도 지난해 12월 말에 비해 상당히 팽팽해지는 등 여론지형이 변한 만큼, 차기대선 주자들로 분산되는 전력을 탄핵심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케이스탯리서치가 조선일보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 수준에 ±3.1%p)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기각' 응답률은 42%, '탄핵 인용' 응답률은 54%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90%가 탄핵기각을 응답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민이 뉴데일리 의뢰로 지난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여부를 자동응답(ARS) 조사로 물은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에선 '탄핵 기각' 응답률이 45.9%, '탄핵 인용' 응답률은 50.8%였다. 해당 조사에선 국민의힘 지지층의 85.2%가 탄핵기각에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여론조사 추이는 약 3주 전 주요 여론조사 추이와 비교해본 결과, 탄핵 기각 응답률이 두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리서치민이 발표한 윤 대통령 지지율은 46.9%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차기 대선주자로 김문수 장관이 여권에서 1위로 거론되는 현상도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층 결집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야권의 강력한 대선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서 투쟁하는 여권 인사로 윤 대통령 외에 김 장관이 평가되는 것으로, 김 장관은 "윤 대통령 복귀가 우선"이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여당 핵심관계자는 "8년전 박근혜 탄핵정국과 현재 윤석열 탄핵정국은 확실히 다르다는 팩트"라면서 "지금은 서로가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움직이기 보다 탄핵심판에 적극 대응하면서 뭉칠 때"라고 촉구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