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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선공에 3국 반격…'글로벌 관세전쟁' 불붙었다 [글로벌 관세전쟁 시작]

美, 캐나다·멕시코에 25% 부과
中에도 4일부터 10% 추가 밝혀
트뤼도 "미국산에 25%" 맞보복
멕시코 "플랜B"… 中 "WTO 제소"

트럼프 선공에 3국 반격…'글로벌 관세전쟁' 불붙었다 [글로벌 관세전쟁 시작]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경고한 대로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의 관세공격을 받은 3국은 즉시 맞보복을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가 끝날 무렵 겨우 봉합됐던 세계적인 '무역전쟁'이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다시 시작됐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오늘 25%의 관세를 멕시코와 캐나다(에너지는 10%)에 부과했으며 중국에도 10%의 관세를 추가했다"고 적었다. 그는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근거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며 "불법 외국인의 위협"을 지적했다. 이어 "펜타닐을 비롯한 치명적인 약물이 미국인을 죽이고 있다"며 "미국 대통령으로서 모든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AP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해당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행정명령에 의하면 캐나다에 대한 관세는 4일 0시 1분을 기해 부과된다. 백악관 관계자는 멕시코와 중국에 대한 관세도 같은 날 시작된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에는 관세 조치가 "위기가 나아질 때까지" 계속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대규모로 만들어 낸다고 비난했다. 동시에 미국과 이웃한 캐나다와 멕시코가 국경 관리를 소홀히 해 범죄자와 펜타닐이 미국에 흘러든다며, 3국을 향한 보복관세 부과를 언급했다. 이후 3국 정부는 취임식을 전후로 트럼프와 대화했으나 관세 부과를 막지 못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3국 외에도 유럽연합(EU)에 관세를 추가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틀림없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이외에도 국가를 특정하지 않은 채 반도체와 철강, 알루미늄, 의약품을 언급한 뒤 수개월 안에 해당 품목에 관세를 추가한다고 말했다.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으로 미국과 무역에서 관세를 거의 내지 않았던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번 조치에 즉각 반발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550억캐나다달러(약 155조6000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300억캐나다달러 규모의 제품에는 4일부터 즉시 관세가 부과된다. 나머지는 공급망 조정을 감안해 3주일 안에 관세가 추가될 예정이다. 트뤼도는 "관세 범위는 광범위할 것"이라며 술, 과일, 채소, 의류, 신발과 같은 일상용품을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포함, 플랜B를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며 보복관세 부과를 시사했다. 트뤼도는 긴급회견에서 "캐나다와 멕시코가 이러한 관세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광물, 에너지 조달 및 기타 파트너십과 관련된 일부를 포함해 여러 가지 비관세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보복관세로 미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도 관세가 추가되자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일 담화문을 통해 "미국의 일방적인 추가 관세 부과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미국의 조치를 "WTO에 제소할 것이고, 상응한 반격 조치를 취해 자기 권익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트럼프의 펜타닐 발언에 대해 "미국이 객관적·이성적으로 자신의 펜타닐 등 문제를 바라보고 처리해야 하며 걸핏하면 관세 부과를 수단으로 타국을 위협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