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중진의원들 尹 접견
당통합 메시지로 지지율 방어
이재명 우클릭 행보 강력 비난
비대위서 대화하는 권영세·권성동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면회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엄호하며 대(對)국민 지지율 방어에 나서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범 야권이 윤 대통령 탄핵 인용과 조기 대선에 군불을 지피면서 사실상 이재명 대권가도에 시동을 걸자 전통적인 지지층 결속을 고리로 탄핵정국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윤 대통령 접견을 마치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당이 분열돼 있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당이 일사분란하게 잘 가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권 비대위원장은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과 약 20분간 윤 대통령을 면회했다.
여당 지도부 및 중진 의원들이 윤 대통령을 찾아 당 통합 메시지를 낸 것은 최근 당의 지지율 상승세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해 말 탄핵정국 초기에 비해 여권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자 윤 대통령 엄호에 적극 나선 것이란 관측이다.
윤 대통령은 여당 의원들에게 민주당을 나치 정권에 비유하며 "(민주당의) 의회 독재로 국정이 마비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계엄을 통해 민주당이 국정을 사실상 마비 시킨 행태에 대해 국민들이 알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이날 면회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감지됐다. 조직부총장인 '소장파' 김재섭 의원은 이날 "과거에 발목 잡히는 비대위보다는 혁신 경쟁에 뛰어드는 비대위가 돼야 하는데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모습은 과거에 매몰되는 느낌"이라며 당 우경화에 대한 입장을 묻자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탄핵정국의 직격탄을 피하고 민생안정을 우선시해야 할 당 지도부가 윤 대통령 접견으로 자칫 중도층으로의 외연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이와함께 범야권의 윤 대통령 탄핵 인용 및 조기대선 흐름에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권 비대위원장은 최근 '실용주의 노선 전환' 등 '우클릭 행보'를 보이는 이 대표를 향해 "갑작스러운 우클릭을 하고 있다"며 "조변석개가 주특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합의한 조세 개편 논의를 중단시키고 AI(인공지능)추경을 주장하고 있다. 기업 뒷통수를 후려치고 반창고를 붙여주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 역시 외교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며 "(이 대표가)어제는 셰셰하고 오늘은 아리가또하는 것은 국민과 국제사회에 대한 기만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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