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해병 항공기지에서 2일(현지시간) 대원들이 쿠바 관타나모 해군기지의 불법 이민자 수용을 지원하기 위해 K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에 짐을 싣고 있다. 미국은 3일부터 관타나모 기지로 불법 이민자들을 나르기 시작했다. AFP 연합
미국이 테러리스트들을 수감하는 곳인 쿠바 관타나모 기지로 불법 이민자들을 이송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불법 이민자들을 태운 항공편이 3일부터 가동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3일 항공기 한 대가 불법 이민자들을 관타나모 해군 기지로 이송했고, 4일 오후에는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에서 관타나모로 불법 이민자 수십명이 이송된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4일 폭스뉴스에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레빗 대변인은 “미국에서 관타나모만으로 불법 이민자들을 실어 나르는 첫 항공편들이 현재 여정에 올랐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타나모에는 해상을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다 붙잡힌 불법 이민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시설이 1990년대부터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120명이 수용돼 있는 이 시설을 최대 3만명 수용이 가능하도록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수용시설 확대에 따른 인력 확충 일환으로 최근 수일 사이 미 해병대 약 200명이 증원됐다. 이 관계자는 수일 안에 인력 확충 규모가 50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병대는 수용인원을 늘리기 위해 텐트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설비 확충을 돕게 된다.
트럼프는 지난주 국방부와 국토안보부에 “최악의 범죄를 저지르고, 미국인들을 위협하는 불법 외국인들을 수용하는” 시설 건설을 지시했다. 미국에서 살인 등의 흉악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 등이 관타나모에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관타나모 기지는 지난 20년 넘는 기간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슬람 무장 테러리스트들을 가두는 곳으로 악명을 떨쳤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민자 수용 시설은 이보다 더 오래돼 1990년대부터 가동됐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에서는 소규모 불법 이민자들을 이곳에 수용해 이들이 제3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 시설 폐쇄를 촉구해왔다.
국제난민지원프로젝트(IRAP)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다 허물어가는 건물에 곰팡이가 가득하고, 하수처리 문제까지 겹쳐 있다면서 이 곳에 아이들이 외부모와 함께 수용돼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수용자들이 변호사를 비롯해 외부와 전화 통화도 안 되고, 수용소 내의 부당 대우에 대한 신고도 차단돼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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