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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측 논리로 보면… 헌재 정형식 재판관도 '회피 촉구 대상'"

정형식 재판관 처형이 '박선영 위원장'
尹측 김계리 변호사, 朴캠프 대변인 출신
일각서 윤 대통령과 관계 놓고 논란 일어

"尹측 논리로 보면… 헌재 정형식 재판관도 '회피 촉구 대상'"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에 피청구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5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심판 5차 변론 이후 온라인에선 헌법재판관 중 한 명인 정형식 재판관과 윤 대통령 측 변호인인 김계리 변호사의 관계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김 변호사는 증인으로 나온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질문을 쏟아내며 답변을 요구했다.

"싹 다 잡아 들이라"는 홍 전 차장의 말에 김 변호사는 "간첩들을 싹 다 잡아들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증인 혼자 그렇게 이해한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홍 전 차장이 "제가 기억하는 부분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답변하자 김 변호사가 추궁을 이어갔고 결국 홍 전 차장은 "뭐, 그럴 수도 있다"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정형식 재판관은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전화하며 체포조 명단을 받아 적었다는 증언에 집중했다.

정 재판관은 "이 메모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며 메모를 쓸 때 여 전 사령관이 굳이 얘기할 필요 없는 검거 요청에 주안점을 둔 부분을 지적하거나 '검거 지원 요청'이라고 써야 할 부분을 '검거 요청'이라 쓴 이유를 캐묻기도 했다.

이에 증인심문 직후 만난 기자들은 홍 전 차장에게 윤 대통령 변호인 측의 반대심문 등에 대한 생각을 묻기도 했다.

홍 전 차장은 "매섭게 몰아치는 느낌이었다. 피의자 조사를 받는 느낌"이라며 "궁금해서 물어본 거니 최대한 답변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이후 온라인에선 정 재판관과 김 변호사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3일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에 합류한 김 변호사는 검정고시 출신으로 제5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력을 갖고 있다. 검정고시지원협회 이사로도 활동 중이며 정치 행보는 거의 없었다.

"尹측 논리로 보면… 헌재 정형식 재판관도 '회피 촉구 대상'"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증인심문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사진=연합뉴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과의 관계다. 김 변호사는 지난 2022년 당시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이던 박 위원장의 캠프에서 대변인으로 참여했다.

정 재판관의 처형인 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탄핵 직전 임명하면서 ‘탄핵심판 보험용 인사’라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최근 윤 대통령 측과 일부 여권 인사들이 문형배·이미선·정계선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관게를 두고 '아이러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윤 대통령 측은 이달 초 세 명의 재판관에 대한 회피촉구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엔 문형배 소장 권한대행이 과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교류했고 사회적 이슈에 관한 글 등을 볼 때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선 재판관에 대해선 친동생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윤석열 퇴진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데다 배우자는 이 대표와의 재판거래 의혹 및 대장동 50억 클럽으로 재판받고 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과 같은 법무법인에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정계선 재판관의 경우 배우자인 황필규 변호사를 회피 이유로 봤다. 황 변호사가 탄핵 촉구 시국 선언에 이름을 올렸고 탄핵소추 대리인단과 연계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