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설에 삼지연서 명절 기간 중 불시 가택수색…외부 영상물 시청 등 10여건 적발
-당 보위부와 안전부에 사회질서 저해 비사회주의 행위 근절, 사상결속 강화 중점 지시
-국경 지역서 명절 분위기 이용한 상거래 증가와 밀수, 외부 콘텐츠 유입 집중 단속
-북한 주민들, 명절 집에 들이쳐 검열하고 단속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숨이 막힌다 토로
[파이낸셜뉴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021년 12월 9일 공개한 삼지연시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 양강도 삼지연시에선 지난 1월 하순 설 명절기간 중 밀수와 마약, 외부 영상물 시청을 단속한다는 이유로 밤낮 없이 불시에 가택수색을 벌이는 등 대대적 단속과 총화가 진행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전날 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구한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삼지연시는 음력설을 맞으며 1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을 특별경비기간으로 정하고, 이 시기 비사회주의 행위들을 강력히 단속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며 “이 기간에 10여 건의 비사회주의 행위가 적발됐으며 결국 이후 1월 31일에 이에 관한 총화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음력설 기간 비사회주의 구루빠는 밤중에 불의의 가택수색과 공동장소들을 검열하는 과정에 마약 소지자들과 외부 영상물 시청자들을 현행으로 잡아서 즉시 모두 구류시켰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아무리 삼지연시가 국경에 있어 위태로운 곳이라고 하더라도 명절 기간에 이번처럼 무도하게 주민 집들에 마구 들이쳐 검열하고 단속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국가가 점점 더 사람들을 쪼이고 쥐어짠다면서 숨이 막힌다고 토로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지연시의 주민들은 이번 특별경비기간에 비사회주의 구루빠들이 지나친 단속을 벌인 것을 두고 큰 불만을 드러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삼지연시 당국은 음력설 계기 특별경비기간을 선포하면서 보위부와 안전부에 사회질서를 저해하는 비사회주의 행위를 근절하고 주민 간 사상 결속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을 지시했다.
특히 밀수와 마약, 외부 영상물 시청 행위를 중점적으로 단속할 것을 주문했고, 이에 보위부와 안전부는 명절 분위기를 이용한 상업적 거래 증가 동향과 밀수, 외부 콘텐츠 유입이 활발하게 벌어지는 국경 지역 집중 점검에 나섰다.
시 당국은 특별경비기간이 종료된 뒤 진행된 총화에서 이 기간 벌어진 사건 연루자들의 사상적인 문제를 지적하면서 ‘비사회주의 행위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체제에 대한 도전’이라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비사회주의 행위를 방치하는 경우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이번에 단속된 주민들을 한꺼번에 공개비판 무대에 올려 조직적인 투쟁을 진행해 더는 이런 행위들이 나타나지 않도록 할 것과 주민들이 명절 동안 사회주의 질서를 유지하며 건전한 생활 방식을 지키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편, 주민들은 죄를 지은 것도 없는데 단속 성원들이 불시에 집에 들이쳐 놀라고 힘이 빠지고 불안해하면서 지나친 감시와 검열로 명절 분위기가 엉망인 암울한 분위기였지만 저항하지 못하고 답답함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