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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나면 '한방병원' 가라"..안유진 발언에 한의사들 '발끈'

"교통사고 나면 '한방병원' 가라"..안유진 발언에 한의사들 '발끈'
걸그룹 아이브 안유진이 교통사고 환자들 사이에서 꿀팁으로 꼽히는 '한방병원 입원'을 언급했다가 논란이 됐다. 사진=유튜브 채널 'TEO'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걸그룹 아이브 멤버 안유진이 교통사고 보험 처리에 대해 언급하면서 상대측 과실로 교통사고가 났을 경우 "한방병원을 가라고 하더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안유진은 지난달 28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TEO'의 '살롱드립2'에 출연해 "(운전에 대해) 로망이 있었다. (특히) 보험 처리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그런 것까지 할 줄 알아야 어른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것은 부모님에게 맡기는데, 보험은 직접 가입했다"고 했다.

안유진은 이어 "그런 상상을 해봤다. 드라마 같은 걸 보면 (교통사고 직후 목을) 잡고 나오고 하니까"라며 "인터넷을 보면 내가 잘못을 안 했는데, 상대가 잘못을 했다면 한방병원을 가라더라"라고 했다.

이에 현장에 있던 제작진들이 웃음을 터트리자 안유진은 "이런 건 (얘기하면) 안되냐. (인터넷에서) 보기만 했다. 그러면 안된다"고 수습했다.

안유진의 발언은 일부 한방병원이 소위 '나이롱 환자(가벼운 교통사고에도 입원하는 환자)를 위한 과잉 진료를 하고 있다는 일부의 주장을 옮긴 것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교통사고 환자 중 한방병원 이용자들의 1인당 진료일수는 2023년 기준 18.9일로, 한방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8.3일) 보다 2배 넘게 길었다.

지난해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차보험 한방진료비’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한방 진료비는 2023년에는 1조4888억원을 기록해 2018년(7139억원) 대비 10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양방 진료비는 1조2497억원에서 1조65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영상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방병원을 진료비 덤터기 씌우는 곳으로 매도한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한의사들 사이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미 알려진 이야기더라도 조심했어야 한다", "양심적으로 진료하는 한의사들은 무슨 죄", "한방병원을 '나이롱환자'들이 다니는 곳으로 희화화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의사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비판받는 건 상상도 못 했다", "누가 잘못해서 비판받는 거라면 부끄럽기라도 하지" 등 글이 올라왔다.


한편, 대한한방병원협회는 교통사고로 한방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나이롱환자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억울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협회 관계자는 "어쩌다 난 사고로 한방치료를 받길 원하면 통상 나이롱환자 프레임으로 엮이곤 한다"면서 "한방병원들이 과잉 진료를 이어가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자동차 사고를 당한 피해자는 사고 이전 상태로의 원상회복을 위해 최선의 진료를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어, 이를 어떤 이유로든 침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