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겠다는 직원들 증가하고
채용에 5배나 많이 몰리는 효과 봐
쌍둥이를 낳은 직원에게 지원금 2억원을 주고 있는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아이를 낳는 직원에게 1억원씩 주겠다고 약속한 부영그룹이 지난해 출산한 28명에게 28억원을 지난 5일 열린 새해 시무식에서 지급했다고 한다. 부영은 시행 첫해인 지난해에는 2021∼2023년에 아이를 낳은 직원들에게 총 70억원을 지원했는데, 매년 평균 아이를 낳은 직원 23명이 도움을 받은 셈이다.
부영그룹의 출산장려금 제도는 이중근 회장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파격적인 제도로, 약속대로 실천되고 있다. 1인당 1억원이 육아에 필요한 비용 전액에는 못 미치겠지만 큰 도움이 되고 있고, 실제로 출산율을 높이는 효과가 수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영의 사내 출산율이 예년보다 20%나 올랐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출산 지원책이 알려지면서 신입사원 지원자가 5배나 증가하는 부수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사원들은 회사가 자녀 출산을 지원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아이를 가지려는 의향을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고 한다.
부영의 사례는 국가나 기업이 어떤 실질적 출산 지원책을 내놓으면 출산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물론 모든 기업이 부영의 제도를 따라 하기는 쉽지 않다.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억원이라는 금액이 아니더라도 회사와 기업주가 출산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시책을 펴면 얼마든지 직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출산율 제고에 기업의 역할은 매우 크다. 이 회장은 다른 기업들도 출산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나비효과'를 기대한다고 했지만, 아직은 뚜렷한 반응이 없다. 앞으로 부영의 뒤를 이을 기업의 등장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국가적 정책과는 별도로 기업이 직접 사원들에게 지원책과 혜택을 베푼다면 부영의 경우처럼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출산지원금 지급뿐만이 아니다. 남성도 출산휴가와 육아휴가를 마음껏 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다. 휴직과 휴가에 따른 인력 부족은 다른 사원들이 힘을 합쳐 메워주겠다는 사내 분위기도 중요하다.
그러나 출산에 대한 기업의 전통적인 태도는 지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출산과 육아를 위한 휴직과 휴가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선뜻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았다. 대부분의 남성과 여성이 직장 생활을 하므로 기업들의 이런 분위기는 출산율에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들은 부영처럼 금전적 지원을 하지 않더라도 이런 그릇된 풍토를 먼저 바꿔 출산을 장려하고 육아를 부부가 번갈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 회장처럼 기업주가 앞장서서 출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자금 여유가 있는 기업들이 나서서 금전을 지원하면 부영처럼 기업 경영에도 도움과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점차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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