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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아침밥은 호텔처럼"...평당 1억에 맞춰진 눈높이 [부동산 산책]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산책’은 전문가들이 부동산 이슈와 투자정보를 엄선해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너도나도 아침밥은 호텔처럼"...평당 1억에 맞춰진 눈높이 [부동산 산책]
지난해 9월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현장에 걸린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 사진=뉴시스

최근 재건축 조합마다 공사비 때문에 난리입니다. 대형 건설회사 브랜드도 필요하고, 최고의 고급 마감에다 첨단기술까지 모두 갖춘 아파트로 너도나도 시공해 달라고 하니 당연한 현상인 거 같습니다.

하지만 입주 할 때 되면 고급 마감재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벽지·장판은 물론 심지어는 주방가구까지 몽땅 교체하는 것이 비일비재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아파트는 미국이 꿈꾸는 스마트홈"

최근 재미교포가 한국에 와서 느낀 점을 적은 내용이 SNS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미국 최고급 주거단지에 적용되는 마감재나 스마트홈 시스템들이 한국 아파트에 즐비하다는 겁니다. 단지 내 조경·커뮤니티 시설 등은 미국의 호텔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실제 국내 주거 트랜드 보고서를 만드는 모 연구소장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아파트는 미국이 꿈꾸는 스마트홈”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같은 아파트의 기능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요.

예를 들어 요즘 아파트에는 고화질의 첨단 기능이 들어간 대형 TV가 설치됩니다. 실제 사용하는 데는 고화질이 필요 없습니다. 또 대부분 케이블TV 셋톱박스를 연결해서 사용합니다. 고화질 첨단 기능 TV가 실제로는 모니터에 불과 합니다.

요즘 나오는 승용차에는 각종 첨단기능들이 잔뜩 있는데, 전부 다 사용하지 않습니다. 필수 기능만 빼놓고 나머지는 무슨 기능인지 조차 잘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공사비 때문에 난리인데 앞으로 공사비가 더 오르면 사업성이 안 나오는데도 고급 아파트로 재건축 해야 할까요. 분양가는 지난해 말 기점으로 매매가를 앞섰습니다. 아파트를 분양 받아 입주하는 시점에 시세차익을 기대했던 것은 예전일입니다. 지금은 입주하는 시점에 주변 시세가 분양가보다 얼마나 더 높았는지 확인해 봐야 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너도나도 아침밥은 호텔처럼"...평당 1억에 맞춰진 눈높이 [부동산 산책]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너도나도 고급 아파트...눈높이는 3.3㎡당 1억

인건비와 공사비가 비싼 미국이나 유럽·일본·싱가포르 등에서는 재건축이 거의 없습니다. 간혹 재개발을 하기는 하는데, 보통 30년에서 50년에 걸쳐서 합니다.

국내에서도 이제는 재건축으로 얼죽신이 되고 싶으면 그만큼 비용을 ‘왕창’ 더 내야만 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재건축 비례율이 100%가 넘는 곳이 과연 얼마나 남았을까요.

정부가 의욕적으로 밀고 있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재건축 사업도 분담금 때문에 걱정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잘해야 분당이나 평촌 정도만 재건축이 될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공사비를 낮춰야 하는데 이미 우리 눈높이는 3.3㎡당 1억원 이상 아파트에 맞춰져 있습니다. 외관은 대리석으로 마감해야 하고, 첨단 커뮤니티시설도 있어야 하고, 인테리어도 최고급 마감재를 넣어야 합니다. 거의 사용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스마트홈 기능도 잔뜩 넣어야 뭔가 있는 아파트로 보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진짜 꼭 주거기능으로 필요한 수준의 아파트를 공급해야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아니면 유럽이나 뉴욕, 일본처럼 기존 건축물을 열심히 기름칠하고 청소해서 그냥 사용 해야 합니다. 재건축·리모델링이 아닌 대수선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