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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법관생활 마친 윤준 서울고법원장...서부지법 폭동에 “가슴 무너져”

윤 원장 "재판 공정성·중립성 의심받지 않게 해야"


35년 법관생활 마친 윤준 서울고법원장...서부지법 폭동에 “가슴 무너져”
윤준 서울고등법원장이 지난해 10월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35년 법관 생활을 마무리 하는 윤준 서울고등법원장이 퇴임사로 지난달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언급하며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7일 퇴임사를 통해 “35년 동안 법원이 평온했을 때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지난달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거론했다.

그는 “제가 평생을 봉직해온 법원이 그런 참사를 당할 때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법원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이 확고했더라면 감히 그런 일이 있었을까 생각해본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재판의 공정성과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은 우리의 존재 기반이자 존재 이유"라며 "그것이 흔들릴 때 어김없이 정치권 등 외부세력은 그 틈을 타서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워 법원을 흔들고, 때로는 법원과 국민 사이, 심지어 법관들마저도 서로 반목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인 법원과 법관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법관이 재판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재판과 언행에 신중을 다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법부의 변화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법원이 세계에서 가장 편리하고 효율적인 법원이 되기를 바란다"며 "30년, 50년 후를 내다보며 재판 절차, 심급 구조, 인적 자원 배치, 민원 시스템을 더욱 정비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관 전 대법원장의 장남인 윤 원장은 지난달 법관 인사를 앞두고 사표를 제출했다. 윤 원장은 1990년 춘천지법 강릉지원 판사로 임관한 이래 수원지법·서울중앙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법원장 비서실장 겸임, 수원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을 역임했다.
대법관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윤 원장 후임으로는 김대웅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임명됐다. 김 신임 원장은 1993년 수원지법 판사로 임관한 후 서울고등법원 판사, 헌법재판소 연구관, 광주지법·서울중앙지법·광주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인천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