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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선 청사진 '잘사니즘'으로 중도층 공략..."진보·보수정책 총동원"

'먹사니즘'→'잘사니즘' 새 비전 제시
사실상 대권 청사진...'실용주의' 방점
주4일제 이어 '국민소환제' 도입 제안
與 "자살골...첫 소환 대상자는 李"

이재명, 대선 청사진 '잘사니즘'으로 중도층 공략..."진보·보수정책 총동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제42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로운 비전으로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제시했다. 기존 정책 방향인 '먹사니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성장론을 다시금 강조하며 실용주의 이미지를 부각, 중도층 공략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회복과 성장, 다시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으로 약 40여분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다. 이 대표는 "회복과 성장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며 "당력을 총동원해 회복과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최다 언급 키워드는 '성장'..."모두가 함께 잘 살아야"

최근 민주당은 '성장론'을 내세우며 실용주의 정책 추진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차기 대선 준비 조직인 민주당 집권플랜본부는 지난 6일 신년 세미나에서 '성장 우선 전략'을 발표했다. 경제성장률을 5년 내 3%대, 10년 내 4%대로 끌어올리고, 인공지능(AI), 문화, 안보 등 3축의 성장 동력을 구축해 경제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연설에서도 '성장'이 28번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 대표는 "성장해야 나눌 수 있고, 더 성장해야 격차도 더 줄일 수 있다"며 "정치가 앞장서 합리적 균형점을 찾아내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진정한 사회대개혁의 완성, 그것이 바로 '잘사니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기본 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특히 이 대표는 성장을 위해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경제를 살리는 데 이념이 무슨 소용이고, 민생을 살리는 데 색깔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진보 정책이든 보수 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선 청사진 '잘사니즘'으로 중도층 공략..."진보·보수정책 총동원"
국민의힘 친한계 모임인 '언더73(1973년생 이하 정치인)'의 김상욱(왼쪽부터)·김예지 의원과 박상수 인천서구갑 당협위원장, 정혜림 전 부대변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언더73'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의 첫 대상자는 이 대표가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李 '국민소환제' 도입 제안에 與 "자살골"

또한 이 대표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소환제는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를 국민 투표를 통해 임기 만료 전에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국민의 주권 의지가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되도록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며 "그 첫 조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도록 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살골", "법인카드 쓴 것을 토해내라", "불체포특권 포기는 어떤가"라고 항의했다. 1973년생 이하 친한동훈계 모임인 '언더73'은 기자회견을 열고 "당장 2월 중에 여야 합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고, 첫 번째 소환 대상자로 이 대표를 지정해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역으로 제안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에게 주권을 돌려주는 이번 일에서만큼은 말을 바꾸지 않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성장론'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주장을 이어갔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반성과 자기 성찰이 없었다. 잘사니즘은 어떻게 보면 뻥사니즘"이라며 "이 대표가 말뿐만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해 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