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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올해 코코본드 콜옵션 9000억원 행사

내부 통제 리스크까지 겹쳐

우리금융지주가 내부 통제 리스크와 더불어 코코본드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 부담까지 겹친 이중고 상황에 직면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6일 4000억원 규모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했다.

코코본드는 대부분 발행 5년 경과 시점을 콜옵션 행사 도래일로 삼는다. 만약 발행사가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 신뢰를 흔드는 등 신용도에 악재로 평가받는다. 이에 발행사들은 콜옵션 행사를 준수하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자본강화를 목적으로 2020년부터 2023년 사이 코코본드를 집중적으로 발행한 바 있다. 이에 5년이 지난 올해부터 지주는 순차적으로 콜옵션 행사에 나서야 한다. 올해 콜옵션을 행사해야 하는 규모만 9000억원에 달한다. 이달 행사한 콜옵션 물량 4000억원어치를 제외해도 오는 6월과 10월에 각각 3000억원, 2000억원 규모의 콜옵션 행사분이 남았다. 이어 매해 만기도래 물량은 2026년 4000억원, 2027년 8200억원, 2028년 5000억원에 달한다.

코코본드는 유사시 투자 원금이 주식으로 강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을 붙여 발행하는 자본증권의 일종이다. 만기가 되면 갚아야 하는 부채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아 조건부자본증권으로 불린다. 주로 금융기관에서 발행되며 주식 전환은 금융기관의 자본강화를 목적으로 진행된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여신심사 및 사후관리를 소홀로 총 2334억원 가량의 부당대출을 취급했다. 이는 지주사 전 회장의 친인척 및 측근 등에게 제공된 대출을 포함한 금액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또한 지주의 자회사 인수 의사결정 과정에서 견제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은행 딜러가 특정 파생상품의 손실을 감추기 위해 평가데이터를 왜곡하는 등 내부 프로세스의 일부 미흡한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S&P는 "일련의 사태로 인해 우리은행의 모기업인 우리금융지주의 보험사 인수(동양생명, ABL생명) 계획이 금융당국에 의해 보류될 가능성도 일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부통제 리스크가 더 확대되고 거버넌스 및 사업 능력이 크게 훼손될 경우 우리은행은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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