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물리고, 구리에도 관세를 매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10일(현지시간) 미국 내 금속 가격이 폭등했다. 사진은 4일 캐나다 해밀턴의 아르셀로미탈 제철소.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물리고, 구리에도 관세를 매기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미 금속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관세가 붙기 전 금속을 확보하기 위해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구리, 알루미늄, 철강 미국 내 가격이 유럽 등 외국에 비해 큰 폭으로 뛰었다.
트럼프 관세 프리미엄이다.
뉴욕 상업거래소(코멕스·COMEX)에서 구리 선물 기준물 가격은 런던 시장 가격에 비해 t당 800달러 넘게 더 비쌌다. 이런 웃돈(프리미엄)은 최소 2020년 초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멕스의 구리 가격은 이날 2% 급등해 t당 1만달러를 돌파했다.
팬뮤어리버룸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높은 웃돈은 시장의 ‘왜곡’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시장이 미 구리 ‘공급 기아(starvation of supply)’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가격 상승 배경인 수요 확대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프라이스는 “미국은 단기적으로 대체 공급원을 찾을 수 없다”면서 특히 알루미늄이 그렇다고 지적했다.
미 알루미늄 구매자들은 관세가 매겨지기 전에 알루미늄을 확보하기 위해 제한된 수량 속에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석든파이낸셜의 리서치 책임자 다리아 에파노바도 미국의 높은 웃돈은 “관세로 인해 미래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관세가 실제로 시행되기 전에 시장이 먼저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루미늄에 붙는 웃돈을 가리키는 이른바 중서부(미드웨스트) 프리미엄은 이날 10% 가까이 폭등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에 따르면 다음달 인도분 미 알루미늄 가격에는 파운드당 30센트 웃돈이 붙었다.
JP모건은 모든 알루미늄에 관세가 붙으면 이 미드웨스트 프리미엄은 30% 넘게 폭등해 파운드당 40센트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고가 비교적 빠르게 소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JP모건에 따르면 미국은 알루미늄 필요량을 80% 넘게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알루미늄 최대 수출국은 캐나다로 미 전체 수입물량의 70%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캐나다의 대미 알루미늄 수출액은 94억2000만달러였다. 2위를 기록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9억2000만달러, 3위였던 한국의 7억8000만달러를 압도한다.
한편 캐나다는 대미 철강 수출도 압도적인 1위다. 지난해 71억4000만달러어치를 미국에 수출했다.
멕시코가 35억달러, 브라질이 29억9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고, 한국은 29억달러어치를 미국에 수출해 4위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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