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VIP에 제공하는 리베이트 혜택 활용
6% 환급에 환율 고려하면 3~4% 마진 확보
LVMH, 韓 백화점에 '리베이트 중단' 요구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국내 주요 백화점에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궁에 주는 리베이트 혜택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따이궁이 루이비통 등 자사 제품을 낮은 가격에 구입한 뒤 자국으로 돌아가 되파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유통 질서가 흐트러진다는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10일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VMH는 이달 초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백화점에 ‘루이비통을 외국인 리베이트 환급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국내 주요 백화점은 ‘외국인 큰 손’을 상대로 구매액의 약 6%를 되돌려주는 리베이트 제도를 운영 중인데 최근 따이궁이 백화점에 몰리면서 사실상 ‘따이궁 리베이트’로 변질됐다.
따이궁은 중국과 한국 간 가격 차이가 큰 루이비통 제품과 한국에만 있는 모델 등을 한 번에 수억원어치 구매해 중국에서 되파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했다. 여기에 6% 리베이트와 환율 변동을 활용할 경우 3~4%의 판매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 백화점 상품은 가품 우려가 없는 만큼 중국에선 ‘프리미엄’을 받기도 했다.
LVMH의 조치는 리베이트가 없으면 따이궁이 취할 수 있는 마진이 사라지는 만큼 한국 백화점 내 루이비통 매장에서 따이궁 판매를 사실상 금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LVMH가 한국 백화점의 영업 행태에까지 관여한 것은 그만큼 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지난 2023년 초 실적 발표회 때 "일부 거래처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매출을 늘리려고 리셀러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팔았다"며 "브랜드 이미지에 이만큼 나쁜 것이 없다"며 따이궁에게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LVMH 실적이 개선돼 더 이상 따이궁 매출까지 필요하지 않게 된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는 분석이 나온다. LVMH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 매출 감소를 겪었지만 4분기 매출이 1% 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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