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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에 경제심리 다시 내리막길...“트럼프發 하방압력 온다”

뉴스심리지수, 비상계엄 이후 지난달 소폭 반등 딥시크 출현·美연준 매파적 동결에 다시 하향세 철강 등 트럼프 관세 본격화에 미중 갈등 고조 이달 올해 韓 경제성장률도 하향 조정 전망

'딥시크'에 경제심리 다시 내리막길...“트럼프發 하방압력 온다”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비상계엄 이후 소폭 반등했던 경제심리가 이달 들어 다시 하락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출현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된 결과다. 이에 더해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등 트럼프 리스크가 확대되고 이달 국내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제심리 하방압력이 더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스심리지수 추이
(*1~9일)
시기 수준
2024/01 99.45
2024/02 107.82
2024/03 110.61
2024/04 107.78
2024/05 109.41
2024/06 109.34
2024/07 106.58
2024/08 99.30
2024/09 98.67
2024/10 100.46
2024/11 100.47
2024/12 85.75
2025/01 99.32
*2025/02 94.87
(한국은행)

1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민 경제심리를 나타내는 뉴스심리지수(NSI)는 이달 94.87(1~9일)을 기록했다. NSI는 비상계엄 충격 이후 85선까지 떨어진 이후 지난달 99.32까지 반등했으나 최근 다시 하락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일별 기준으로도 전달에는 31일 중 14일(45.2%)이 기준선(100)을 넘겼으나 2월에는 전부 100을 하회했다.

뉴스심리지수는 한은이 지난 2022년 1월 개발한 실험적 통계로 경제 분야 언론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제 심리가 과거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으로, 소비자심리지수 등 경제심리지표에 1~2개월 선행해 한은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가장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의 하락세는 딥시크가 지난 20일 공개한 자체 AI 모델(Deepseek-R1)에 기인한다. 개발 소요 비용, 시간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월하면서 성능도 뒤처지지 않는 R1의 등장으로 AI 버블 우려가 확산된 가운데, 국내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진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예상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도 NSI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향후 NSI 하방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NSI는 지난 4일(87.37)부터 9일(99.13)까지 미국 신정부의 관세 유예 소식 등에 반등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0일(현지시간)에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공식 발표하면서 하방 압력에 놓이게됐다. 현재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우리나라도 25%의 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국내 수출 주요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도 현실화될 경우 무역 갈등은 더 확대될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도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지난 10일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중국 10% 보편 관세 인상에 맞서 보복 관세 부과를 개시하면서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가 본격화된 여파다. 한은 조사국은 지난해 11월 28일 경제전망을 통해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중국 등의 대응이 격화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0.2%p 추가 하락할 수 예측한 바 있다.

실제 글로벌 주요 해외은행(IB)들은 이미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조정한 상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1%로 전망했고 JP모건은 기존 전망치에서 0.1%p 낮춘 1.2%를 제시했다. 씨티은행도 0.2%p 내린 1.4%를 예상했다.

박승민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관세 정책, 반도체 사이클 둔화 등으로 수출 둔화 가능성도 부각되며 (국내) 성장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