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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양성 강점 합친 세 보건대… 고등교육의 새 방향 제시" [혁신 지방대학 육성하라]

韓 최초 ‘전문대 연합 글로컬대학’ 선정된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에게 듣는다
대구·대전·광주보건대 협력 성과
경계 허물어 ‘영역별 스쿨제’로
실무역량 키운 산업체 맞춤인재
지역 살리고 글로벌 경쟁력 도약
헬스케어·헬스테크 분야 자랑거리
지역 의료기기 클러스터 손잡고
AI기반의 의료기술 교육 도입
대구 치과산업 세계화 뒷받침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학생 중심의 혁신적 교육과 지역사회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학과 지역, 나아가 세계를 잇는 다리가 될 것입니다." 대구보건대는 지난해 8월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에 선정(한달빛 글로컬보건연합대학)돼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남성희 총장은 "대구와 대전, 광주보건대가 협력해 이룬 성과는 보건의료 전문대학의 협력 모델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전문대 연합 글로컬대학으로 기록을 남겼다"면서 "대구보건대는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넘버원 보건의료 전문대학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인재양성 강점 합친 세 보건대… 고등교육의 새 방향 제시" [혁신 지방대학 육성하라]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이 지난 10일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초광역 보건 의료 교육 혁신의 새 모델인 한달빛 글로컬보건연합대학의 가장 큰 핵심은 '대학의 벽을 허무는 혁신'이다"라고 강조했다. 대구보건대 제공

■대학의 벽을 허무는 혁신 '한달빛 글로컬보건연합대학'

남 총장은 이번 성과의 핵심으로 '대학의 벽을 허무는 혁신'을 꼽았다. "지역 대학의 경쟁력은 지역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강조한 그는 "세 대학이 보건의료 산업에 특화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글로벌 경쟁력을 추구하는 혁신적 모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구보건대, 대전보건대, 광주보건대가 초광역 단일거버넌스를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세 대학은 전문대학의 강점인 지역사회와 산업체의 수요에 맞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헬스케어 스쿨(공통), 헬스테크 스쿨(대구), 재활치료 스쿨(광주), 늘·돌봄 스쿨(대전) 등 4개의 스쿨제로 전환해 학사 구조의 경계를 허물었다.

특히 대구보건대는 헬스케어와 헬스테크를 특성화의 핵심으로 설정하며, 첨단 의료기술과 헬스케어 산업 융합을 목표로 교육과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응급영상의학센터(러닝센터)를 설립해 최첨단 영상 장비를 활용한 응급의료 상황 재현 교육과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디지털 헬스케어와 의료기기 관련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술 교육을 도입하고, 지역 연계 산업 강화로 대구 의료기기 클러스터와의 산학협력으로 헬스테크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남 총장은 "표준화된 단일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각 캠퍼스에서 동일한 품질의 교육을 제공해 보건의료 기술의 표준 교육모델(글로벌 스탠더드)을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학생들은 캠퍼스를 순환하며 각 대학별 특화 러닝센터를 활용해 학습과 경험을 쌓고, 시뮬레이션 교육을 통해 현장 실무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실제 워크플로를 기반으로 한 응급환자 시뮬레이션 러닝센터, 재활훈련센터 등 병원과 동일한 교육 시설은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대폭 강화해 실질적 성과를 입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컬대학으로서 대구보건대의 목표는 'WURI(World University Rankings for Innovation) 세계 10위' 진입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이다. 이를 위해 해외맞춤식 케이덴탈(K-Dental), 케이푸드(K-Food), 케이웨딩(K-Wedding) 등 한국형 교육과정을 국제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처음부터 세 대학의 연합은 녹록지 않았다. 세 대학은 각기 보건전문대학이라는 특성을 공유했지만, 운영 방식의 차이를 조율하고 협력 구조를 설계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남 총장은 "대구시, 광주시, 대전시를 포함한 지자체와 지역 산업체, 연구기관, 의료기관의 적극적 협력과 지지는 선정을 가능케 한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53년 보건의료 교육의 산실, 혁신으로 재도약

대구보건대는 53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대한민국 보건의료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해왔다. 1971년 개교 이래 치기공학과, 방사선학과, 임상병리학과, 안경광학과 등 다수의 학과를 국내 최초 또는 두 번째로 개설하며 보건 특성화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전통은 현재까지 이어져 9만여 명의 졸업생이 국민 건강의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강점은 명확하다. 국내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하며, 최근 3년간 평균 취업률은 76%를 상회했다. 특히 치기공학 분야에서는 미국 대형 덴탈랩으로 많은 졸업생을 취업시키고 있으며, 최근 5년간 호주, 독일 등 선진 보건의료 분야로 144명의 졸업생을 진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런 성과는 실무 중심의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 덕분이다.

또 대구보건대는 지역 산업체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지산학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대구 지역의 특성화고등학교와 대학 교육과정을 연계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기술 인력을 양성하며, 취업 연계성을 높이고 있다.

남 총장은 대구보건대만의 강점으로 보건 특화 학과들의 긴밀한 협력과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꼽았다. 그는 "지역 의료기관과 산업체와의 연계를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특화 산업과의 동반성장을 강화해 국제적 보건의료 산업에서도 인정받는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대학가는 지역 혁신 중심 대학지원 체계(Regional Innovation System for higher Education, RISE)로의 전환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구보건대를 중심으로 한 연합대학은 헬스케어 산업이라는 공통 전략을 통해 동반성장하는 지산학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각 지역의 특화 산업을 상호 공유하고 협업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남 총장은 "글로컬대학으로서 학생, 지역사회, 글로벌 네트워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면서 "세계적 수준의 보건의료 교육 프로그램과 지역 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는 지방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대학들은 5년간 총 1000억원의 지원을 받으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전문화된 교육 모델과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커리큘럼을 구축하게 된다.

gimju@fnnews.com